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사의를 표명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반려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과 관련해) 2개월 동안 갑론을박한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현행대로 가는 것에 책임을 지고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홍 경제부총리는 앞서 이날 오전 국무회의 직후 ‘그동안 혼선을 야기해 죄송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문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바로 반려 후 재신임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어려운 경제여건과 내년 예산을 심의하는 정기국회 일정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3·4분기 성장률과 관련해 홍 부총리에게 “경제팀이 수고를 많이 했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사직서 제출이 반려된 데 대해 “후임자가 올 때까지는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 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여권과 청와대는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에 대해 불편해하는 기류가 역력해 다음달로 예상되는 개각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이 여당에 밀려 뜻을 굽힌 기재부의 항명으로 읽힐 수 있는데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부담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말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을 염두에 둔 대규모 개각과 맞물려 홍 부총리가 결국 교체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세종=황정원기자 윤홍우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