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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IEW]땅까지 빌린 '땅만빌리지', 집 짓기→마을 형성…'집방'의 현주소

/ 사진=KBS,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제공/ 사진=KBS,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제공



‘사서 고생의 아이콘’ 김병만과 ‘실속파 현실주의자’ 김구라가 만났다. 군 전역 후 방송에 복귀한 ‘만능돌’ 윤두준까지, 세 남자의 예측불허 케미스트리가 ‘땅만빌리지’의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지난 3일 첫 방송된 KBS2 ‘땅만빌리지’는 시청률 1부 2.8%, 2부 3.2%(TNMS/전국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전작 ‘좀비탐정’ 마지막회 시청률(1부 2.1%, 2부 2.8%)보다 높은 시청률이며, ‘땅만빌리지’ 이후 시간대에 편성된 ‘옥탑방의 문제아들’ 시청률(1부 2.7%, 2부 2.9%)보다도 좋은 성적이었다.


최근 ‘집방(집을 소재로 한 방송)’이 새로운 예능 소재로 각광받으면서 MBC ‘구해줘 홈즈’, SBS파일럿 ‘나의 판타집’, JTBC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와 같은 관련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탄생했다. KBS도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와 공동 제작 및 동시 편성한 ‘땅만빌리지’로 집방 예능 프로그램 대열에 뒤늦게 합류했다.

‘땅만빌리지’는 연예인들이 강원도 양양군의 땅을 빌려 각자의 로망이 담긴 세컨하우스를 짓고 자급자족하며,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담는다. 방송인 김구라와 김병만이 마을의 두 어른으로 등장하고 배우 유인영과 이기우, 가수 윤두준, 오마이걸 효정, 그리(김동현)가 마을 주민으로 함께한다.

/ 사진=KBS,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제공/ 사진=KBS,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에선 세 사람의 순탄치 않은 마을 입주 과정이 그려졌다. 입주 전, 김병만이 주민들의 세컨하우스와 마을의 기초를 준비하던 중 두 개의 대형 태풍이 연달아 몰아쳐서 마을 전체가 침수되는 악재가 닥쳤다. 마을 건설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던 김병만조차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고, 김구라와 윤두준도 마을 곳곳에 도움이 필요함을 직감했다.

‘땅만빌리지’엔 기존의 집방 예능 포맷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70년간 민간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미지의 땅에서 그들의 세컨드 라이프가 시작된다는 점, 천혜의 자연을 배경으로 단순히 로망 속 꿈의 집을 짓는 것을 넘어 하나의 공동체 마을을 직접 꾸려나간다는 점이 타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되는 요소다.


이 밖에도 방송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출연진들의 조합이 흥미롭다. 먼저 ‘땅만빌리지’에서 조우한 김병만과 김구라의 케미는 본 방송 전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두 사람의 인연은 SBS ‘본격연예 한밤(이하 한밤)’에서부터 비롯됐다. 3년 전 김병만이 ‘한밤’을 통해 MC 김구라를 불러들였고, 김구라는 ‘정글의 법칙 with 헌터와 셰프’에 이어 아들 그리와 함께 ‘땅만빌리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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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쓰는 체험파 예능인 김병만과 입을 쓰는 실속파 김구라는 서로 극과 극인 모습을 보이며, 추후 프로그램의 전개를 기대하게 했다. 스튜디오 녹화에 익숙한 김구라는 라면 하나를 끓여먹기 위해 1시간 정도 장작불에서 물을 끓여야하는 수고로움이 달갑지 않았다. 또 커피를 내리는데 1시간가량 물을 다시 끓여야한다는 말에, 고개를 내저으며 커피를 포기했다.

/ 사진=KBS,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제공/ 사진=KBS,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제공


반면 야외 예능 전문가 김병만은 김구라와는 대조적이었다. 정글 생활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나무 의자를 즉석에서 뚝딱 만드는가 하면, 젖은 장작에 불이 잘 붙지 않는 문제도 단번에 해결했다. 이어 그는 “이런 곳에 큰 집이 아니라 아담한 집들, 마을을 만드는 것이 제 로망”이라는 부푼 꿈을 드러내며 “우리나라에 없는 마을이 생길 것”이라고 확신을 보이기도 했다.

극명한 온도차이의 둘 사이에서 윤두준은 형들 오른팔이자 막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역 후 예능돌로 복귀한 윤두준은 김병만과 호흡을 맞춰 야외 그릴과 임시 식탁을 차렸고, 땔감용 잔가지로 첫 식사 요리를 위해 불을 지폈다. 식사 후에는 두타벅스를 개장해, 원두커피를 갈고 커피를 내려 두 형에게 건넸다. 그는 적재적소 센스 있는 리액션과 세심한 배려로 형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 사람의 케미 외에도 아직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새로운 주민 유인영과 이기우, 효정, 그리의 등장이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도회적 이미지를 지닌 새 주민들은 모두 자신이 꿈꾸던 로망의 집, 세컨하우스에서 거주하게 되고, 이들의 합류로 ‘땅만빌리지’는 차츰 공동체 마을의 기틀을 갖춰나가게 된다.

첫술에 배부를 수도 섣불리 결과를 장담할 수도 없다. 정글의 족장 김병만이 촌장으로, 스튜디오 전문 MC 김구라가 야외예능 전문가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두 사람의 변신과 함께 도시 생활만 해오던 출연진들이 자연 속 생활을 통해 어떤 의외의 모습을 드러낼지, 그리고 이들이 땅만 빌려 만든 집과 공동체 마을은 자연으로 떠나고픈 현대인들에게 진한 힐링을 선사할 수 있을지 추후가 기다려진다.

안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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