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연 법원행정처장에게 “한번 살려주십시오”라는 막말로 논란을 일으킨 박범계(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비판이 쏟아졌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6일 페이스북에서 박 의원을 두고 “가히 막말의 최고봉, 국회의원의 허세 발언 끝판왕이다. 분명 이상해 보인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그는 “이 정도면 심리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그동안에도 국회 청문회, 상임위, 국감에서 박 의원은 과도하고 비상식적이고 흥분된 상태가 자주 보였다. 무조건 호통치고 일단 소리 지르고 윽박지르고 본인 말만 쏟아냈다”고도 덧붙였다.
박 의원은 전날 국회 법사위 예산심사 전체회의에서 대법관인 조 처장에게 예산을 더 따내려면 절실하게 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절실하게, 3천만원이라도 좀 절실하게 말씀해달라”, “‘의원님, 꼭 살려주십시오. 정말 국민을 위해서 필요한 일입니다. 다리 하나, 상판 하나에 해당하는 돈 밖에 안되는 거예요’ 한 번 하세요”, “살려주십시오, 한 마디면 끝날 일을 참 답답하다”고 잇따라 조 처장에게 말하며 집요하게 ‘호소’를 유도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자 박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예산이 회복돼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질의를 한 것”이라며 “다만 이 표현이 예산심의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이 우월적 권한을 남용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무고한 이들 3명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17년을 복역한 후에야 진범을 잡은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을 언급하며 이 사건의 담당 판사가 박 의원이었음을 지적했다. 그는 “범인들이 끝까지 강요에 의한 허위자백이라고 주장했고 이를 뒷받침하는 목격자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박범계 판사는 그들을 살인자로 판결했다. 박 의원이 2017년 사과하긴 했지만, 명백한 오심으로 인해 죄 없는 시민을 무고하게 17년이나 감방에서 썩게 하고도 그는 2002년 노무현 인수위를 시작으로 정치권에 들어와 승승장구한다”고 썼다.
김 교수는 “제 기우이긴 하지만 박 의원은 죄의식이나 양심이 일반인보다 현저히 모자라지 않나 싶기도 하다. 남에게 호통 치기 전에 스스로 반성하고 자숙하시기 바란다”고 글을 끝맺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다들 약을 먹었나. 왜들 이러는지. 국민혈세가 자기들 쌈짓돈인가. 돈줄 쥐고 사법부를 흔들겠다는 얘기인가”라고 지적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범계, 대법관에 “예산 필요하면 살려주세요 해보세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갈수록 정치가 쇼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임위 좌석은 가, 나, 다 이름 순서로 좌석이 정해져 있다. 내 바로 맞은편이 박범계 의원. 박범계 의원의 고함 소리에 내 얼굴이 달아올랐다”며 “더불어 산다는 게 이렇게 힘들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