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해 비대면(언택트) 방식으로 재학생 시험을 치르는 가운데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간 대학별로 대책을 내놓았으나 근본적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비대면으로 치러진 연세대 공과대학의 2학기 중간고사에서 부정행위로 의심되는 행위가 적발돼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학교 공대에 개설된 ‘공학수학3’ 수강생들은 지난달 26~28일 중간고사를 치렀는데 한 수강생이 시험문제 일부를 유료 사이트에 올린 뒤 여기서 얻은 답을 그대로 베껴 제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총 13개의 시험문항 중 5개 문항이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해당 과목 교수가 출제한 문항의 배점, 문제번호까지 일치했다.
이러한 사실은 중간고사 직후 유료 사이트에 똑같은 시험문제가 올라왔다는 것을 뒤늦게 인지한 또 다른 수강생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밝혀졌다. 수강생 A씨는 “답안 제출 마감시간까지 최선을 다해 문제를 풀었는데 누군가는 손쉬운 방법으로 답을 적어냈다고 생각하니 억울하고 화가 치민다”면서 “이기적인 행동이자 다른 학우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울분을 토했다. A씨는 해당 과목 교수와 조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해당 시험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교수가 출제한 문제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각자 자필로 푼 뒤 주어진 시간 내에 스캔 등을 통해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시험문제를 출제한 교수는 “부정행위가 일어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누가 부정행위를 했는지 알 수만 있다면 해당 학생을 영점 처리하고 일벌백계하겠지만 특정하기도 어려운데다 아직 채점도 끝나지 않은 상태라 재시험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현재로서는 부정행위에 따른 다른 학생들의 피해회복이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앞으로 있을 시험에서는 부정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여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해당 과목의 기말고사는 가능한 한 대면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1학기 대학가에서 비대면 시험에 따른 부정행위가 속출하자 각 대학은 교수들을 상대로 부정행위 방지교육을 진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연세대도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교수들이 모여 워크숍을 진행했다. 당시 교수들은 부정행위 사례들을 공유하고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들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