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울산 석유화학단지 일대가 20여 분간 정전됐다. 연속 공정인 석유화학공장 특성상 일시 정전으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와 전력공급업체 한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3분께 울산 남구 성암동 저류조 설치 공사 현장에서 크레인 작업 중 지상 고압 송전 선로(155㎸급)가 훼손돼 일대 정전이 발생했다. 한주 측은 사고가 나자 해당 선로 대신 지중 선로를 이용해 정오부터 석유화학공단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전력은 20여 분만에 공급 재개됐지만 공단 내 20여 개 업체 대부분이 정전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화학업체 장치 특성상 짧은 정전에도 화학물질인 연료가 굳는 등 피해가 발생한다. 액체인 화학 연료가 파이프를 타고 이동하는데 정전이 되면 온도가 내려가 파이프 안에서 고체화하는 것이다. 일단 굳은 연료는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 태워 내보내야 한다.
실제 정전 이후 업체들은 폐가스 연소시설인 ‘플레어 스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플레어 스택에서 나는 불꽃을 보고 울산소방본부에는 화재 오인 신고가 수십 건 들어오기도 했다. 이 작업이 끝나도 설비와 파이프 등을 정화해야 해서 생산 정상화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공단 내 한 대기업 관계자는 “다시 생산하려면 최소 이틀 정도는 걸릴 것 같다”며 “업체마다 최소 수억대 피해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주 측은 이날 크레인에 달린 철재 붐대가 고압 선로에 접근하면서 전기 반응을 일으켜 정전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주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업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울산 석유화학공단에서는 지난 2011년 12월 6일 변전소 설비 이상으로 총 16분가량 정전사고가 발생해 수백억원대 재산 피해가 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