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라임 사태' 김봉현 측근 "'두고보자' 검사 압박에 자백 취지 진술했다"

김봉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조사 임해

검사 압박에 사실과 다른 진술 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4월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4월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재판에서 ‘검찰의 압박으로 인해 자백 취지의 진술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6일 김 전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사기·중재 등), 배임중재 및 범인도피죄 등 혐의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김모 전 수원여객 재무이사가 수원지검에서 작성한 자신의 진술조서 내용을 다수 정정했다. 김씨는 “검사가 말하는 것에 ‘맞다’고 한 게 대부분이라 진술조서에 사실과 다르게 작성된 내용이 많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도피 중이던) 캄보디아에서 귀국한 날 열이 37.8도까지 나는 상황이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음성 판정을 받자마자 검찰의 조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14일동안 10회 가까이 조사를 받아서 자포자기 상태였고 나 때문에 수원여객에 손해를 끼쳤다는 자책감이 심했다“며 ”그런데 검사가 ‘협조하지 않으면 양형 때 두고보자’는 식으로 몰아 붙여서 (혐의에 대한) 자백 취지의 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김씨는 “‘수원여객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김 전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을 보내라고 지시한다고 해서 임의로 보내줘도 되느냐’는 검찰 질문에 조사에서는 ‘보내주면 안 되는데’라고 답했다”며 “하지만 이것은 개인적인 후회의 의미를 담은 것이지 불법을 저질렀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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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씨는 “(수원여객 자금을 김 전 회장에게 송금한 것에 대해) 제가 ‘예 죄송합니다’라고 한 것은 검사가 ‘김봉현에게 마음대로 보냈다는 말인가요?’라고 꾸짖듯 해서 반성의 의미로 말한 것”이라며 “법적으로 문제되는 건에 대해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자신의 조사 때 발언을 재차 부인했다.

김씨는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경기지역 버스회사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김 회장과 함께 빼돌리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5월 캄보디아 이민청에 자수한 후 귀국한 그는 현재 수원지법에서 구속 상태로 횡령 혐의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김씨는 이날 재판에서도 ‘김 전 회장과 이상호 전 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언론에 제보하라고 지시한 것은 김 전 회장이었다’는 증언을 이어갔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열린 이 전 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변호사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김 전 회장이 이 전 위원장과 룸살롱에서 찍은 사진을 언론에 보내라고 해서 (언론에) 뿌렸다“고 증언한 바 있다.

김씨는 이날도 ”김 전 회장이 ‘이 전 위원장과 돈을 주고받은 것도 있고 술접대도 했고 양말을 팔아준 적도 있으니 기사가 될 것 같다’면서 (제보를) 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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