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이하 라임사태) 관련 증권사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제재 결정이 다가온 가운데 증권사의 소비자 배상과 탄원서가 제재 수위를 낮춰줄 ‘동아줄’이 될지 주목된다. 제재 대상인 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KB증권 모두 자체적인 소비자 배상안을 마련해 실행 중이고 증권사 CEO(최고경영자) 30여명이 금감원에 3개 증권사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지난달 말 제출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0일 라임 사태 관련 3개 증권사에 대한 세 번째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앞서 지난달 29일과 이달 5일 두 번 열린 제재심에서 금감원 검사 부서와 3개 증권사의 전·현직 대표이사와 임원들은 사전 통보된 제재안에 대해 각자 의견을 제시했고 이를 근거로 이번 세 번째 제재심에서 제재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금감원 제재심에서 결정된 제재안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및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금감원 검사 부서는 제재심 개최 전 3개 증권사에 기관경고, 업무정지, 인허가 취소에 해당하는 중징계안과 함께 각 사 CEO에 대해서는 부실한 내부통제의 책임을 물어 4년간 금융회사 임원 선임을 제한하는 중징계인 ‘직무 정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CEO 중징계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올해 초 DLF(파생결합펀드) 사태 관련 내부통제 책임으로 우리·하나은행장에 대해 한 단계 낮은 ‘문책경고’가 결정된 것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편으로는 자체적으로 마련해 실행 중인 소비자 배상안과 탄원서가 제재심 위원들의 ‘정상참작’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재 대상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제재와 감경은 별개지만 배임 문제의 위험을 무릅쓰고 소비자 배상에 나선 점이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에 대해 투자금액의 최대 70%를 배상하는 방안을 지난 5월 발표했다. 이 중 2018년 11월 이후 판매한 무역금융펀드에 대해서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100% 배상을 권고해 이를 수용했다. 대신증권은 최대 30%, KB증권은 최대 40%를 우선 지급하고 금감원 분쟁조정위의 결정을 반영해 정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체 배상 노력과 증권업계의 탄원서가 제재 결정에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 결정은 위원들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