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SKT, 도이치텔레콤 손잡고 '유럽 5G' 공략

실내 중계기 등 개발 합작사 설립

증강현실·앱마켓서도 중장기 협력

글로벌 시장 진출 전초기지 기대

박정호(오른쪽)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6일 서울 을지로 본사 회의실에서 팀 회트게스(화면 첫줄 가운데) 도이치텔레콤회장 등과 영상회의를 통해 ‘5G 기술 합작회사’ 설립 최종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SK텔레콤박정호(오른쪽)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6일 서울 을지로 본사 회의실에서 팀 회트게스(화면 첫줄 가운데) 도이치텔레콤회장 등과 영상회의를 통해 ‘5G 기술 합작회사’ 설립 최종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017670)이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손잡고 유럽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 공략에 나선다.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과 5G 실내 중계기 등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합작회사를 설립해 공동개발 및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회사 측은 새 합작회사가 유럽은 물론 글로벌 5G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과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이 지난 6일 영상 회의를 통해 ‘5G 기술 합작회사(가칭)’ 설립을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양사는 합작회사(JV) 지분을 각각 절반씩 나눠 출자하고 본사는 독일에 마련하기로 했다. 각사가 지명한 공동 대표 2명과 양사의 사업·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주주대표 4명이 경영진으로 참여한다. 양사는 관계 기관의 승인을 얻어 연내 정식 설립하기로 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양사가 아시아-유럽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인류에 새로운 가치를 주는 기술·서비스를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고,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은 “합작회사는 중계기 기술로 시작해 훨씬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두 회사 모두에게 중요한 혁신을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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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설립되는 5G 기술 합작회사는 5G 실내중계(인빌딩 솔루션) 등 핵심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합작사가 첫 타깃으로 삼은 인빌딩 솔루션은 건물 외부 전파를 받아 건물 내부에서 증폭해 주는 장치다. 벽으로 가로막혀 있을 경우 효율성이 떨어지는 5G의 문제를 개선하고, 건물 내부 초고속 인터넷 망이 취약한 유럽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인빌딩 솔루션 시장 규모는 매년 10%씩 성장해 오는 2023년에는 약 103억3,000만 달러(약 11조6,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까지 5G 중계기 시장에는 절대 강자가 없다”며 “합작회사를 통해 두 회사의 5G 경쟁력을 합치면 강력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부터 3개월 간 독일 주요 8개 도시에서 실제 고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5G/LTE RF 중계기’ 시범 서비스에서 얻은 데이터를 합작회사에 제공해 업그레이드된 중계기를 내년 상반기 내 상용화 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술자산 약 100건을 합작회사에 제공하고, 이에 따른 로열티를 매출에 비례해 받는다.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은 합작회사를 통한 협력 외에도 중장기적으로 앱마켓,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모바일에지컴퓨팅(MEC)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과의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유럽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기술력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지만 해외 파트너사들과의 네트워크가 다소 부족했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실제 SK텔레콤은 최근 글로벌 텔레콤 어워드에서 ‘최고 통신사’와 ‘올해의 산업 사물인터넷(IoT) 선도’ 2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5G 관련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해외 시장 진출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각국 정부가 자국 통신 사업을 보호·육성하려는 정책을 펴고 있어 현지 기업들에 비해 선점 효과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이치텔레콤은 전세계 13개국에서 가입자 2억4,000만명을 보유한 초대형 글로벌 이동통신사인 만큼 SK텔레콤의 약점을 보완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수한 5G 기술에도 해외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이번에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도이치텔레콤과의 협력으로 기술 수출의 길이 열렸다”며 “SK텔레콤이 직접 해외에 진출 하는 것 보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통신사와 함께 진출 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인도·호주·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21개국 7억명 이상의 통신 가입자를 보유한 싱가포르의 ‘싱텔’과 홍콩의 1위 통신 기업 PCCW 등 글로벌 유수의 이통사들과 합작사 설립, 기술 수출 등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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