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美, 충전소 50만개 확충...'시장 선점' K배터리 날개 다나

■바이든시대 산업별 전망 <1>전기차 배터리

바이든 '친환경 차량 확대' 공약

배터리 수요증대에 긍정적 효과

LG화학·SK이노, 현지공장 건설

삼성SDI도 투자확대 검토 나서




내년 초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출범은 국내 K배터리 3사(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에 막대한 사업 확장 기회를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년 재임 기간 중 2조달러(한화 2,200조원) 규모의 친환경 인프라 투자를 공약한 만큼 전기차를 위시한 관련 산업이 급속 팽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가속도가 붙는 셈이다.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기회도 노릴 수 있어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바이든 시대’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스쿨버스 등 전기차 도입 확대


국내 배터리 업계는 바이든 당선인의 친환경 공약 중에서도 전기차 부문을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 50만개 건설(2030년 목표), 스쿨버스(50만대) 및 연방정부 차량(300만대) 친환경 차량 전환 공약이 직접적인 배터리 수요 증대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소 확대와 전기차 운행 대수 증가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면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는 자연스럽게 전기차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전기차 확대 공약이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현재 형성된 글로벌 배터리 시장 구조가 한몫한다.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9월 누적 기준으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35.2%에 이른다. LG화학이 24.6%로 K배터리 선전을 주도하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 각각 6.2%, 4.4%를 점유하고 있다. 중국 CATL은 점유율 23.7%로 LG화학에 이은 2위고 일본 파나소닉이 19.5%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한중일 3국이 주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라 국내 배터리 3사가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중국이나 일본보다 더 많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우선 바이든 당선인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對中) 무역 강경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중국 업체들의 미국 내 현지 생산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LG화학·CATL과 3강을 형성하고 있는 파나소닉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에 치우친 공급 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미국 내 자동차 회사들의 전기차 투자를 유치하려면 배터리 공급사들이 필수적으로 현지에 있어야 한다”며 “다른 나라, 특히 한국 배터리 제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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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삼성SDI 등 추가투자 저울질

LG화학은 미국 미시간주에 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이미 돌리고 있다. 연간 약 8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여기에 오하이오주에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으로 연간 전기차 50만대 생산이 가능한 3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다. 이르면 오는 2022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오하이오 공장이 GM 전용 라인으로 건설되는 만큼 GM 이외의 완성차 업체를 잡기 위해서는 기존 미시간 공장, 또는 여타 지역 추가 증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SDI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디트로이트에 배터리 팩 제조 공장이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들이 유럽에 있어 미국 현지 공장 건설 필요성은 크지는 않지만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배터리 셀 공장 건설은 유연하게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포드와 폭스바겐 전용 조지아주 1·2공장(연산 21.5GWh·43만대)을 짓고 있고 증설도 기정사실화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대 5조원까지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에 투자한다는 방침인데 1·2공장까지 포함한 투자액은 3조원 수준이다. 배터리 업체들에 전기차용 배터리 외에 바이든 행정부 들어 현지 ESS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기회다. 글로벌 ESS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시장이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ESS 시장 규모는 1만1,054㎿h였는데 이 가운데 북미 시장 비중이 33%(3,646㎿h)에 달했다. 이 업체 전망으로는 2025년 북미 ESS 시장 규모가 3만6,906㎿h로 10배가량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친환경에너지 정책 집중 육성으로 관련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재영·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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