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회사인 화이자가 현재 임상시험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간 결과이기는 하지만 과학자들의 기대치인 50~75%를 뛰어넘는 것이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 같은 소식을 일제히 타전하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의 싸움에서 중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화이자는 독일 제약사 바이오엔테크와 손잡고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결과를 통해 두 회사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 중 성공적인 중간 데이터를 얻어낸 첫 번째 제약사가 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두 회사는 지금까지 임상시험에서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이달 말 미국 당국의 긴급사용승인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긴급사용승인을 받더라도 초기 사용량은 많지 않을 수 있다. 아울러 백신이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인체에 면역을 제공할지도 아직 의문이다. 그러나 이번 소식은 현재 임상시험 중인 다른 회사의 백신 또한 유효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확진자 수가 새 기록을 써 병상이 부족하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백신 개발의 결정적인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우선 16~85세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험은 9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50% 이상의 예방 효과를 요구하고 있는데 화이자의 백신은 90%로 이를 크게 뛰어넘는다. 화이자는 유효성을 확정하기 위해 테스트를 계속할 방침이다. 이번 데이터는 아직 동료검토(peer-review)를 거치지 않은 상태이고 논문으로 나오지도 않았다. 화이자는 전체 데이터가 확보되면 논문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1억개의 백신을 제공하는 내용의 계약(19억5,000만달러 규모)을 미국 정부와 체결한 바 있다.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일본과도 공급계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올해 최대 2,500만명에게 제공할 수 있는 규모의 백신을, 내년에는 최대 13억개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소식에 시간외주가도 꿈틀댔다. 화이자 주가는 개장 전 시장에서 7%가량 급등했으며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선물은 한국시간 이날 밤 10시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 대 올랐다. 유로스톡스600지수는 5%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