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본과 4학년의 86%가 시험을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10일 종료됐다. 전체 응시 대상자 3,172명 중 446명을 제외한 2,700여명의 신규 의사 공백이 현실화됐다.
이날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실기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의대생은 2,726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내년에 2,700여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해 의료현장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 수련병원 인턴과 공중보건의·군의관 모집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의료인력의 공백에 정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의사국시에 대해 의료인력 공백 등 여러 고민이 있다”며 “관련 대책을 마련하면서 해당 부서에서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 역시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않으면 대학병원 전공의가 부족해지고, 장기적으로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수급에도 문제가 발생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생의 국시 재응시에 합의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다. 내년 1월로 예정된 필기시험과 그 직후인 1~2월에 걸쳐 진행하는 수련병원 인턴 선발을 고려하면 반드시 연내에 국시 실기시험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1~2주 내에 극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올해 내 국시 실기시험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며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인 만큼 파행이 이어질 경우 대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