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캡쳐생후 16개월 영아를 입양한 뒤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엄마가 과거에 사망한 아이와 함께 EBS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당시 방송에서는 숨진 영아 A양의 학대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는데, 엄마 B씨는 A양의 생일 축하 파티를 열어주는 등 따뜻한 모습을 보여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10일 MBC 보도에 따르면 B씨는 지난달 1일 EBS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 ‘어느 평범한 가족’에 출연해 A양과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당시 B씨는 “친딸에게 같은 성별의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입양 이유를 밝혔으며, 가족들이 모여 A양 생일 파티를 열기도 했다.
엄마 B씨는 A양을 안고 케이크에 있는 촛불을 끄면서 “축하해! 건강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A양의 얼굴에는 이미 학대 정황이 나타나 있었다. 이마에는 검은 멍이 들어 있었고 피부도 검게 변해 있었다.
MBC에 따르면 A양에 대한 B씨의 학대가 시작된 것은 입양 한 달 뒤부터다. 어린이집에서 A양 이마의 멍 자국을 시작으로 사나흘 간격으로 아이 얼굴과 배, 허벅지에서 멍이 계속 발견됐다.
B씨는 A양이 이유식을 잘 먹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3월 초부터 4시간가량 집에 혼자 두는 등 16차례나 아이를 방치했고, 친딸을 데리고 외식하면서 A양은 지하주차장에 혼자 두는 경우도 있었다. 또 7월부터는 엘리베이터에서 유모차를 세게 밀어 벽에 부딪히게 하거나, 손으로 A양의 목을 잡아 올리는 등 폭행 장면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A양 입양 후 3차례 아동학대 신고도 있었지만,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해 A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MBC 뉴스데스크 캡쳐하지만 결국 A양은 지난달 13일 오전 10시25분경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 멍이 든 채 심정지 상태로 실려 와 6시간의 치료 끝에 숨졌다. 복부와 뇌에 큰 상처를 입은 A양의 온 몸에서는 멍 자국과 골절이 발견됐다. 이에 병원 관계자는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영아를 입양한 엄마 B씨와 아빠를 수사했고, 이들은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숨진 영아는 외부에서 작용한 힘으로 복부를 다쳐 목숨을 잃었다는 최종 소견이 나왔다. 하지만 복부손상 외에도 머리뼈와 갈비뼈, 쇄골, 다리뼈 등 곳곳이 부러져 있거나 부러졌던 흔적이 남아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아이 사망 당일에도 “부검 결과 잘 나오게 기도 부탁해”라는 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냈으며, A양이 숨진 바로 다음 날엔 동네 이웃에게 ‘물건 공동구매’를 제안하는 등의 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남부지법은 11일 오전 10시30분부터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를 받는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할 예정이다. 심문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