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친환경차에 정부 R&D 지원 절실...현대차, 美시장 선점 기회로

■신 바이든시대 산업별 전망 <3>자동차

바이든, 청정인프라에 2조弗 투자

현대차, 내년 아이오닉 차량 美출시

수소트럭 '엑시언트' 기술력 최고

부품사 연구개발 '발등에 불' 떨어져

현대자동차 울산1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코나. /사진제공=현대자동차현대자동차 울산1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코나.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명암이 엇갈린다. 완성차들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조기 전환을 서둘러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고 내연기관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은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대·기아차(000270)도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전환에 한층 속도를 내야 하는데 이 같은 시대 흐름에 적응할 경우 미국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에 따라 친환경차 연구개발(R&D)과 투자에 대한 정부의 세제와 금융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확대될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승부를 준비하는 한편 바이든 당선인의 친노동 기조로 나올 수 있는 리쇼어링(자국 내 생산 유도) 정책 등에도 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1215A13 세계전기동력차판매실적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정책을 1순위로 들고 나온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부터 미국의 친환경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취할 조치로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꼽을 정도로 환경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또 4년간 청정에너지 부문과 관련 인프라 정책에 2조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통해 미국 내에 전기차 충전소 50만곳을 오는 2030년까지 구축하고 연방정부 차량 300만대와 스쿨버스 50만대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바꾼다.


지금까지 미국은 유럽·중국 등과 달리 내연기관차가 주도하는 시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환경 규제를 완화하면서 전기차 시장 확대를 억제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이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를 신속하게 구축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지금까지 억제돼온 미국 친환경차 시장은 내년부터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당선인의 계획대로 전기차 충전소 50만곳을 세우면 산술적으로 10년 내 주(州) 마다 1만곳의 충전소가 생기고 이는 현재 한국의 전체 주유소 수(1만1,466곳·지난해 말 기준)와 맞먹는다.

관련기사



이 같은 미국 친환경차 시장의 확대는 현대·기아차에 나쁠 게 없다는 평가다. 현대차(005380)는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 브랜드 차량을 출시하기로 하고 전기차 시장에서의 ‘진검 승부’를 준비해왔다. 현대·기아차는 현재도 글로벌 순수 전기차 판매량에서 4위에 올라 있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다. 여기에 수소차 분야에서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 트럭 ‘엑시언트’를 양산해 스위스로 수출할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미국 씨티그룹은 바이든 당선인의 친환경 정책으로 현대차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씨티그룹은 “바이든 정부가 기후에 중점을 두면서 수소·전기차의 선두주자인 현대차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자유무역 복귀’ 전망도 국내 자동차 업계를 안심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자동차 관세 부과를 검토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를 긴장하게 했지만 바이든 체제에서는 이 같은 극단적 관세 장벽을 세우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자동차 업계가 관세 폭탄 리스크에서는 벗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전 세계로 수출된 한국산 자동차 240만대 가운데 약 88만4,000대(36.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시장이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의 ‘친노동’ 성향이 리쇼어링 정책을 탄생시킬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바이든 당선인은 친환경차 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를 위한 정책이 현실화하면 현대·기아차는 이와 관련한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각각 앨라배마와 조지아주에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친환경차를 만들지는 않고 있다. 친환경차 현지 생산이 가시화되면 국내에 전기차 일자리를 요구하고 있는 노조와도 갈등이 불가피하다.


박한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