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대만과 경제동맹 추진?…트럼프 '불복 카드'에 中 곤혹

트럼프 국면 전환 노림수 분석속

20일 美·대만 경제파트너십대화

5G·보건 등 모든 분야 논의키로

진전땐 FTA 체결로 이어질 수도

中 "내정간섭 용납 못한다" 반발

갈등지역 부각에 수뇌부 초긴장

폼페이오도 ‘대선 불복’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두번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의 순조로운 전환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AFP연합뉴스폼페이오도 ‘대선 불복’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두번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의 순조로운 전환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정권이양 시기에 중국과 대만 간에 대만해협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경제협력대화’를 시작하는 등 미·대만 경제동맹 가능성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반발이 거세다. 선거 불복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국면전환용으로 대만이 이용되는 것을 중국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20일 대만과 ‘경제번영파트너십대화’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대화’는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이자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인 대만과의 경제관계가 단단하며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며 “안전과 공급망 확보, 5세대(5G) 이동통신 보안, 보건안전 등 모든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증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포위하는 성격의 인도태평양전략을 추진하며 대만을 파트너 국가로 격상시켰고 중국의 반발에도 최근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크게 늘렸다. 이제는 경제협력까지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경제협력대화가 관심을 끄는 것은 그동안 대만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대만 경제의 중국 의존을 우려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 2017년 미·대만 FTA 체결을 언급한 것을 시작으로 올 들어 이를 더욱 이슈화하고 있다. FTA는 경제동맹 이상의 함의를 가져 이는 미중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제까지 시큰둥했던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막바지에 논의를 시작하며 호응한 것이다. 특히 이번 대화를 이끌 미국 측 대표는 키스 클라크 국무부 경제차관으로 그는 9월 대만을 전격 방문해 최근 10여년 사이 대만을 방문한 미국 최고위 인사 중 하나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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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어떤 외부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10일 중국은 미국 대선 이후 처음으로 자국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켰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중국군 윈(Y)-8 대잠초계기 한 대가 서남부 ADIZ를 침입했다고 밝혔다. 중국 군용기가 대만 ADIZ에 들어온 것은 이달 들어 일곱번째로 7~9일까지 진입이 없었다가 이날 다시 시작됐다.

미 대선일 전후로 주춤했던 대만해협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차이 총통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8일 재빠르게 트위터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차이 총통은 트윗에서 “우리의 우정과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만은 미국의 정상이 누가 되든 친미 쪽에 설 수밖에 없다.

반면 중국은 엉거주춤한 상태다. 중국 정부는 여전히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해 바이든 당선을 축하하는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이 이미 당선을 선언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당선인에 대한 입장표명은) 국제관례에 따라 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와의 갈등을 감수하더라도 지금은 막판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를 더 우려하는 셈이다. 이런 예상은 현실화돼 9일 대만 언론은 미군 특수부대가 대만에서 대만군을 대상으로 침투작전 등 실전교육을 진행한다고 공개했다. 앞서 대만이 대량의 특수작전용 장비를 미국에서 구매한 후 이와 관련된 교육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군용기를 대만 ADIZ에 진입시키는 방식으로 맞대응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베이징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해 “다자주의는 일방주의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SCO 회원국은 현재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인도·파키스탄 등 8개국이다./연합뉴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베이징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해 “다자주의는 일방주의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SCO 회원국은 현재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인도·파키스탄 등 8개국이다./연합뉴스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전환을 위해 중국과의 갈등을 부각하고 그 대상이 대만이 되는 것이 중국의 고민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10일 저녁 베이징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화상연설을 통해 ‘내정간섭 반대’ 입장을 재천명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미국의 압박이 중국의 반발을 부르고 오히려 대만이 갈등지역으로 부각될 수 있어 중국 지도부가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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