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일할수록 가난해지는’ 현실 속에서 싱글맘으로서 겪은 신체적 고통과 트라우마, 가난과 싸우는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매일 매일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번아웃’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사는 곳, 남자친구, 자동차까지 믿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고, 돈은 물론 먹을 것도 부족한 상황. 빈곤은 물론 종종 엄습하는 공황상태, 편견과 저소득층을 향한 적대감과도 싸워야 했다. 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이 푸드스탬프(식료품 구매권)로 먹을거리를 사는 저자의 장바구니를 쏘아본다거나 계산을 마치고 가는 등 뒤에 “고맙단 말은 안 해도 돼!”라고 비아냥대기도 한다. 노동조건도 열악하다. 생존을 위해 일할 뿐 자아 실현 같은 보람은 느끼지 못한다. 누가 대체해도 표가 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책 표지에는 ‘진짜 이름을 찾기 위한 찬란한 생존의 기록’이라는 소개 문구가 달려 있는데, 저자는 실제로 일터에서 자기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다.
하지만 저자는 6년간 가사도우미로 버틴 끝에 대학에 진학하고 작가가 된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타임 등 유력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될 정도로 인정도 받았다. 하지만 과거의 저자와 같은 삶을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많다는 점을 책은 강조한다.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