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더 무서운 전세가 폭등…매매가보다 7배 올랐다

임대차법 시행 3개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

매매가 상승률 훨씬 능가

서울 서초구 일대 아파트의 모습.서울 서초구 일대 아파트의 모습.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최근 3개월 동안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물건 품귀 속에서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의 경우 거래가 늘고 신고가는 계속 나오고 있다.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7배 더 뛰어>


12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분석하면 새 임대차 법 시행 이후 약 3개월 동안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45%로 조사돼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0.21%)의 7배에 육박했다. 비교 기간인 최근 3개월 동안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강남권(동남권)이었다. 이 기간 아파트값은 0.06% 오르는 데 그쳤지만, 전셋값은 무려 2.13% 상승했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대치삼성아파트 전용면적 97.35㎡는 지난달 24일 보증금 16억원(22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며 사상 최고 가격을 경신했다. 해당 평형은 7월 10억5,000만∼13억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는데, 3개월 사이 3억원에서 5억5,000만원이 뛴 것이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로 전셋값이 비교적 저렴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76.5㎡의 경우 지난달 27일 6억원(2층)에 신규 거래가 이뤄져 7월 3억5,000∼5억원 사이에서 전세 거래가 이뤄졌던 것에 비해 1억∼2억5,000만원이 올랐다. 아울러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1.42%로 뒤를 이었고, 동북권 1.28%, 서남권 1.12% 등의 순이었다. 서북권에서는 마포구 전셋값이 1.77% 올라 강남권 구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서울 전세 난민이 수도권으로 옮겨가고, 수도권 난민이 지방으로 움직이면서 전국적으로 전세대란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지난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전주보다 0.01%포인트 오른 0.23%를 기록했다. 서울 전세도 전주보다 0.12% 올랐는데 지난주 상승률(0.1%)보다 0.02%포인트 오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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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은 빙하기, 중저가는 거래호황>

이런 가운데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최근 들어 거래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지만 서울 외곽 중저가 지역은 반대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10월 거래량이 9월 거래량을 뛰어넘는 지역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 9억원 이하 중저가 구축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도봉·중랑구 등의 지역에서 이 같은 흐름이 뚜렷하다. 10월 들어 거래가 거의 없는 서울 강남 지역과 대조를 이룬다. 전세난이 중저가 단지에 수요를 계속 몰아 넣고 있는 것이다.

가격도 오르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벽산라이브파크’는 전용 59㎡가 9월 5억3,500만원(10층)에 거래됐는데 한 달 만인 10월에는 5억9,500만원(12층)으로 뛰었다. 한 달 새 실거래가가 6,000만원 오른 것. 중랑구 상봉동의 대단지 ‘건영2차’도 한 달 새 매매가가 1억원 올랐다. 9월에는 전용 57㎡가 4억8,500만원(12층)에 실거래됐지만 10월 들어 같은 형평 매물이 5억8,500만원(14층)에 팔렸다.

중저가 단지의 ‘나 홀로 약진’에는 전세난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대책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집값이 전세난 때문에 다시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세를 안정시켜야만 매매시장도 안정될 것”이라 고 진단했다. /양지윤·박윤선기자 yang@sedaily.com

박윤선·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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