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 원장이 원아들에게 상한 음식을 주거나 겨울옷을 안 사주는 등 학대를 했다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 서구에서 보육원을 운영하는 A(58·여)씨는 2017∼2018년 시설아동에게 주기 위해 구매한 일부 식자재와 외부에서 후원받은 음식물 등을 방치하다 유통기한이 지난 케이크나 음료수를 아이들에게 준 것으로 조사됐다. 곰팡이가 핀 빵이나 물러터진 귤을 간식으로 주기도 했다. A씨가 조리사에게 준 음식 중에 상한 경우가 셀 수 없이 많아 때로는 직원들이 가져다 버리기도 했다. 그는 또 두꺼운 외투를 사놓고서 한겨울이 다 지나서야 지급하는 등 아동들이 제때 옷을 입지 못 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일부 아동에게 정서적 학대를 가하기도 했다. 검찰은 A씨가 아동에게 용돈을 주며 “상식이 없다”라거나 “정신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라”는 막말을 서슴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 피해 원생은 모두 15명으로, 이 중에는 2∼3세 유아도 껴 있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사회복지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대전지법 형사4단독 이헌숙 부장판사는 최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내렸다.
이 판사는 “조리사가 부패한 식자재를 인지한 경우 다행히 피해 아동들에게 제공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피고인은 자신의 보호 아래 있는 다수의 아동에게 큰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많은 데도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거짓말을 한다며 범행을 부인한다”며 “이 사건으로 피해 아동들이 수년간 머물던 보육원에서 퇴거해 모두 흩어지게 되는 등 범행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장덕진 인턴기자 jdj132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