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대한항공(003490)이 서울 송현동 부지(사진) 매각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합의하고 이달 안에 최종 서명하기로 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와 대한항공·국민권익위는 이달 중 송현동 부지 인근에서 매각 조정합의 서명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 다음주 권익위가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민원과 관련해 조정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 이달 중 합의 서명식을 개최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부지 매입가격 등 세부 조정안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매입가격은 감정평가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송현동 땅을 둘러싼 갈등 중재에 대한 질문에 “서울시, 대한항공, 관련 기관들 사이에 잘 조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잠정적인 조정 내용의 결론이 나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론이 언제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늦어도 이달 말 정도는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3자 방식으로 송현동 부지를 매입할 가능성이 크다. 3자 매입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LH가 송현동 땅을 매입해 대금을 대한항공에 지급, 신속하게 자금을 지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LH는 서울시와 비슷한 가격의 사유지를 교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올해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송현동 부지 3만6,642㎡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북촌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상정, 통과시켰다.
송현동 부지를 놓고 대한항공과 서울시 간 이견이 발생한 것은 지난 5월부터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올 2월부터 송현동 부지 매각작업에 착수했다. 15개 업체가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서울시가 문화공원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입찰이 유찰됐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6월 권익위에 서울시의 문화공원 추진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작업에 피해를 봤다며 행정절차를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권익위 중재 아래 세 차례 출석회의, 실무자회의를 통해 매각 시기와 방법, 대금 납입절차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송현동 부지의 거래대금은 4,000억~5,000억원 수준이다. 매물로 나왔을 당시 시장에서 거론됐던 금액은 최소 6,000억원 이상이었으나 서울시는 대한항공에 4,670억원을 제안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대립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