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배신자 용서못해…'폭스뉴스 복수' 칼 가는 트럼프

개표방송서 애리조나주 '바이든 승리' 예측에 분노 폭발

美 악시오스 소식통 인용 보도 "트럼프, 폭스 무너뜨릴 생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우호적이었던 폭스뉴스에 단단히 화가 난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를 무너뜨릴 생각”이라고 12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지인들에게 디지털 미디어 회사를 세워 폭스뉴스를 혼내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는 폭스를 무너뜨릴 생각”이라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 패배하면 케이블 채널 사업에 손을 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자금과 노력이 많이 드는 케이블 채널 대신 비용이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설립이 수월한 디지털 매체 쪽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폭스뉴스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폭스네이션은 월 5.99달러(한화 약 6천700원)이고 무료체험 이후 유료 구독자가 되는 비율이 85%나 되는데 이들을 뺏어오겠다는 계획이라고 악시오스는 설명했다. 폭스뉴스의 시청자가 대체로 보수성향이고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과 겹치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폭스뉴스의 낮시간대 시청률은 완전히 무너졌다. 주말 낮시간대는 더 나쁘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무엇이 그들을 성공하게 했고 무엇이 그들을 거기까지 가게 했는지 잊어버렸다. 그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잊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2016년 대선과 2020년 대선의 가장 큰 차이는 폭스뉴스였다!”고 덧붙였다. 대선패배를 인정하지 않고는 있지만 패배의 책임을 폭스뉴스에 돌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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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는 대표적 친(親)트럼프 매체였지면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샀다. 민주당 인사들을 불러 인터뷰하고 예전처럼 자신을 편들어주지 않는다는 불평이었다. 급기야 대선 당일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폭스는 많이 바뀌었다. 누군가 지금과 4년 전의 가장 큰 차이가 뭐냐고 해서 나는 폭스라고 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에 결정적으로 불을 댕긴 건 대선일이다. 폭스가 미국 주요 언론 중 가장 먼저 공화당 텃밭인 애리조나주의 승자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예측한 것이다. 이후 AP통신도 바이든을 애리조나 승자로 예상하기는 했다. 그러나 다른 언론들은 바이든의 대선 승리로 결론 내려진 지금까지도 애리조나는 접전으로 보고 신중을 기하고 있다.

김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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