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송이
최혜진안송이(30·KB금융그룹)가 타이틀 방어에 나선 시즌 최종전 첫날을 자신의 날로 만들었다.
안송이는 13일 강원 춘천의 라비에벨CC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홀인원까지 터뜨리며 선두에 나서는 기쁨을 누렸다.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더한 그는 7언더파 65타를 때려 1타 차 단독 1위를 달렸다.
이 대회는 지난해 투어 10년 차이던 안송이에게 생애 첫 우승을 안겨준 약속의 무대다.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에서 올해는 장소가 바뀌었지만 대회와의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며 첫 2연패 기대감을 부풀렸다. 안송이는 특히 7번홀(파3·147m)에서 행운의 ‘에이스’도 작성했다. 앞바람 속에 평소보다 한 클럽 긴 5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볼이 홀에 빨려 들어갔다. 이 홀에 걸린 홀인원 상품은 6,350만원 상당의 벤츠 E250 자동차다.
안송이는 “퍼터부터 드라이버, 홀인원까지 모두 완벽했다. 프로 경력에서 최고의 날이었던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9월 팬텀 클래식에서 통산 2승째를 달성한 그는 “올해 목표가 2승과 상금랭킹 10위 이내 진입이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두 토끼를 모두 잡게 될 것”이라며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남들보다 늦게 피었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는 안송이는 “이번 시즌 마치면 차를 사겠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홀인원 부상으로 차가 생겨 돈을 아낄 수 있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3년 연속 KLPGA 투어 대상(MVP) 수상을 확정한 최혜진(21·롯데)은 6언더파로 1타 차 공동 2위에 올라 최종전에서 미뤄왔던 시즌 첫 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보기 2개를 곁들였지만 버디 8개를 쓸어담는 샷 감각을 뽐냈다. 지난해 5승을 거두며 주요 타이틀을 석권했던 최혜진은 이번 시즌에는 정상 문턱을 맴돌며 우승 맛을 보지 못했다. 그린 적중률 1위와 평균타수 5위, 톱10 입상률 86.7%(13/15)의 최정상급 경기력을 보면 우승이 없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최혜진은 이번에 우승하지 못하면 1993년 대상이 제정된 후 처음으로 우승 없이 수상하는 선수가 된다.
2년 차 김우정(22·케이엠제약)이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최혜진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프로 출신 아버지(김진철)에게 골프를 배운 김우정은 “지난해보다 확실히 실력이 늘었다”면서 “순위를 의식하지 않고 내 플레이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상금랭킹 1위 김효주(25·롯데)는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7위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우승하면 상금왕과 다승왕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안나린(24)과 장하나(28)도 나란히 공동 17위에 자리했다. 상금 4위 박민지(22)는 1언더파 공동 27위다.
/춘천=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