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기업들이 대출을 늘리고 있다. 기업 등의 대출 확대로 지난 9월 시중통화량은 3,115조8,000억원을 기록해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은 13일 ‘9월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서 광의통화량(M2 기준)이 3,115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4조2,000억원(0.5%) 늘었다고 밝혔다. M2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2%나 늘었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인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현금화하기 쉬운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9월 M2 증가액 14조2,000억원은 8월(9조8,000억원)을 크게 웃돌지만 7월(15조7,000억원)보다는 적다. M2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0.50%로 사상 최저로 내린 5월에는 한 달 만에 35조4,000억원 늘며 사상 최대 월간 증가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협의통화인 M1 역시 9월 1,118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1%나 증가했고 2002년 6월(26.4%) 이후 18년3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은행 등의 금리가 거의 제로 수준에 가깝자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찾아 보유자금을 단기로 굴리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집계한 9월 중 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0.88%에 그쳤다.
9월 M2 증감을 경제주체별로 보면 기업과 기타금융기관에서 각각 8조7,000억원, 2조5,000억원 늘어난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는 3조5,000억원 감소했다.
금융상품 중에서는 요구불예금이 11조6,000억원 증가하고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도 9조2,000억원 늘며 결제성 예금이 증가했다. 이에 비해 MMF(-5조5,000억원)와 수익증권(-5조1,000억원) 등에서는 돈이 빠져나갔다. 이자를 위해 돈을 묶어둬야 하는 2년 미만 정기 예적금도 2조4,000억원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월말 휴일에 따른 법인세 납부 이연, 재난지원금 유입 등으로 요구불예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