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문화재의 뒤안길] 바닷속 유물, 다시 빛 보다

그물 걸린 화병 한 점이 신안선 발굴 이끌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소장한 청자삼족향로. /사진제공=문화재청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소장한 청자삼족향로. /사진제공=문화재청



바닷속에 잠들어 있는 문화재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직접적인 수중발굴조사도 있고 불법적으로 도굴하려던 도굴범의 검거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우연한 발견과 신고를 통해 세상 빛을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육상에서는 산책이나 성묘·공사 등 다양한 경로로 문화재가 발견된다. 이와 달리 해양문화재들은 직접 바다에 나가는 행위가 있어야 하기에 육상에서처럼 일상에서 우연히 만나기는 힘들고 어업 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렇게 수중에서 발견된 문화재는 대규모 수중발굴조사로 이어져 중요한 유적 발견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난 1976년 우리나라 해역 최초의 수중발굴조사로 모습을 드러낸 700년 전 난파된 신안선(원나라 무역선)은 대표적인 수중발굴 문화재다. 당시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어부의 그물에 청자화병 한 점이 걸려 올라오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배에 실린 유물은 2만3,000여점에 달했다. 각종 중국도자기·향신료·동전·한약재 등의 유물과 함께 발견된 거대한 신안선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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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발견·신고 문화재는 발견자가 국가에 신고하면서부터 절차가 시작된다. 문화재 여부를 감정해 문화재로 판명이 나면 국가에 귀속되거나 학술자료로 등록된다. 등록된 유물은 박물관·연구소 등의 보관·관리 기관에서 보존처리를 거쳐 전시되거나 교육이나 연구자료로 활용된다.

일상생활에서 발견한 문화재의 신고가 신안선 해저유물과 같은 문화재 보존의 계기가 됐고 우연한 발견에 대한 작은 관심이 문화재 보호에 중요한 바탕이 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올 연말 발견·신고 수중문화재들을 담은 도록을 발간한다. 물 밖으로 어렵게 나온 문화재들의 가치를 알리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문화재 보호에 대해 보다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명옥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연구과 학예연구사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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