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美 바이든 측근 "北 방치하지 않겠다"

프랭크 자누지, 10월말 통일부 상대 강연

이인영·홍익표·윤건영 등과도 비공개 회동

오바마 '전략적 인내'와는 다른 길 가능성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소장. /코리아 소사이어티 유튜브 캡처=연합뉴스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소장. /코리아 소사이어티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으로 알려진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 겸 최고경영자(CEO)가 통일부 직원들에게 바이든 정부가 북한 문제를 ‘방치’하지 않고 ‘관여’하는 쪽을 택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나 빌 클린턴 정부의 ‘페리 프로세스’와는 다른 길을 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15일 소식통에 따르면 자누지 대표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직전인 지난달 말께 정부서울청사에서 대북 전략을 담당하는 통일부 간부·직원들을 상대로 이 같은 내용을 비공개로 강연했다. ‘국제관계포럼’ 형식으로 진행된 이 강연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자누지 대표 간 인연으로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그는 또 바이든 정부가 다자 협력을 중시할 것이며 동맹국과 협의해 대북 정책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대북·대미) 관련 부서의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만 비공개로 강연을 진행했다”고만 설명했다.


자누지 대표는 1997~2012년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일한 인물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시절에는 12년 간 그의 보좌관을 맡은 바 있다. 그는 방북 경험도 있어 바이든 당선인 측근 가운데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도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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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누지 대표는 지난달 경남대의 한 세미나 행사를 계기로 비밀리에 방한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홍익표·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두루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도 앞서 6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자누지 대표와 면담한 사실을 공개하며 “(자누지 대표가) 오바마 정부도 북한에 개입하려고 했으나 집권 초기에 천안함, 연평도 사건, 연이은 핵·미사일 실험으로 대화 모멘텀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며 “당시 한국 정부가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여서 미국 정부가 적극 개입하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추가 위협이 없고 한국 정부가 미국의 한반도 문제 개입을 인정한다면 우리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장관은 오는 18일 클린턴 정부 시절 대북 정책 조정관으로 ‘페리 프로세스’를 선보인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과 화상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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