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끝나지 않는 트럼프 지지·반대 시위..."두개의 미국이 있다"

■바이든 승리확정 일주일...분열 심화

극우단체 워싱턴 등 51곳서 집회

"도둑질 멈춰라"...반대파와 충돌

트럼프는 지지자들에 '엄지 척'

"미래 행정부, 시간이 말해줄것"

패배 가능성 일부 열어놓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대법원 앞에서 대선 결과 불복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대법원 앞에서 대선 결과 불복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트럼프 지지자가 반대 시위대와 언쟁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14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트럼프 지지자가 반대 시위대와 언쟁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표만 세라!”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의 프리덤플라자에는 수천명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였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은 “도둑질을 멈춰라” “트럼프가 이겼다” 등을 외치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이라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이었다. 전날 트위터를 통해 이날 집회에 인사하러 들를 수도 있다고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집회가 열리기 약 2시간 전인 오전10시 넘어 프리덤플라자 주변을 차로 통과했다. 집회를 위해 모여 있던 지지자들이 달려 나와 “유에스에이(USA)” “4년 더”를 외쳤고 트럼프 대통령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된 지 1주일이 됐지만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이 충돌하면서 둘로 갈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미국 사회의 분열이 갈수록 심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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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 지지 집회에는 백인 우월주의자와 음모론자들이 끼어 있었다. 극우단체이면서 폭력을 옹호하는 ‘프라우드보이즈’ 회원들이 참여했고 ‘큐어넌(QAnon)’의 주장을 신봉해온 극우 성향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당선인도 나왔다. 큐어넌은 민주당이 산업과 언론을 장악해 미국을 멸망시키려 한다는 음모론을 지지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트럼프 지지 집회 주최 측은 워싱턴DC와 보스턴·로스앤젤레스 등 주별 거점도시 51곳에서 크고 작은 집회를 열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이들을 격려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날 워싱턴DC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에 반대하는 이들 3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양측은 언쟁과 주먹다짐을 벌이다가 최소 10명이 체포됐다. 한 청년이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돌을 던져 부상당한 경우도 있었다. WP는 “경찰이 개입해 양쪽을 떼어놓지 않았더라면 더 큰 불상사가 벌어졌을 것”이라며 “미국의 수도에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버전의 미국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와 반(反)트럼프 시위대가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충돌해 싸움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와 반(反)트럼프 시위대가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충돌해 싸움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대선 출마와 탈세·성추행 관련 소송을 염두에 둔 듯 정치적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공개된 워싱턴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위스콘신주와 애리조나주·조지아주에서의 수개표와 검표 등을 통해 내가 승리할 수 있다”며 “2~3주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패배 가능성을 일부 열어놓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어느 행정부가 될지 누가 알겠느냐. 나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당선인이 자신을 이을 수 있음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패배를 인정하느냐는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 재검표가 끝나거나 소송이 완료돼야 승복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폭스뉴스 기자인 제랄도 리베라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그는 자신을 현실주의자로 칭하면서 모든 합법적 투표의 집계가 이뤄지면 올바른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점수에서 뒤진 채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하는 헤비급 챔피언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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