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20대 미등단 시인 이기리, 김수영문학상 수상

미등단 작가 수상, 1981년 상 제정 이래 처음

'그 웃음을 나도 좋아해' 외 55편 호평 받아

시인 이기리./사진제공=민음사시인 이기리./사진제공=민음사



스물일곱 미등단 시인이 올해 김수영문학상 주인공이 됐다. 등단한 적 없는 작가의 수상은 39년 전 상을 제정한 이래 올해가 처음이다.

상을 주관하는 민음사는 16일 제39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자로 이기리 시인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민음사에 따르면 김수영문학상은 양심의 시인 김수영을 기리기 위해 1981년 제정됐으며, 제1회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제2회 이성복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 제3회 황지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등 뛰어난 시인들의 우수 작품이 한번 더 주목 받는 계기가 돼 왔다. 2006년부터는 기성 시인은 물론 미등단 예비 시인에게도 문호를 열었다.


올해는 191명이 약 1만 편의 시를 투고했고, 지난 13일 열린 본심 심사에서 이기리 시인의 ‘그 웃음을 나도 좋아해’ 외 55편이 심사위원들의 긴 논의 끝에 수상작이 됐다.

관련기사



김언·박연준·유계영 시인 등 심사위원단은 “과거의 상처를 망설임 없이 드러내고 마주하는 용기가 돋보였다”며 “구체적인 장면 속에서 화자의 감정을 과장 없이, 담담하고 정확하게 짚어 내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더해 “평이한 듯한 진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내공과 고유한 정서적 결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주었다”며 예비 시인에게 수상의 영광을 안겼다.

이에 이기리 시인은 “아무도 상처받지 않기를, 또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한 여정이 길어지고 있다. 나의 세계가 언어로서 이 세계를 조금이나마 넓힌 기분”이라며 “언어가 가진 불온한 속성을 나는 꽤 오래 사랑해야만 할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편 수상 시인에게는 상금 1000만 원이 수여되며, 연내 수상 시집이 출간될 예정이다.


정영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