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로터리]경제구조 개혁 없이 신성장은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OECD는 -1%, KDI는 -1.1%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전망했다. 작년 성장률 2% 중 1.5%가 정부의 재정투입 효과였고 실제로는 0.5%밖에 성장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이듯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우리 경제는 잘못된 정책으로 이미 심각한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국가 단위에서 실행으로 옮기고 효과를 검증한 적이 없는 소득주도성장, 자영업자들이 적응하지 못할 정도의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 등에 의한 것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19로 경제활동이 마비되었고, 국가부채의 급속한 증가가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펼쳐질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선제적 구조전환을 진행 중이다. 해외로 나갔던 핵심 공장을 다시 자국 내로 들여오는 리쇼어링 (reshoring), 디지털 전환에 따른 가치창출 전략과 비대면·원격산업의 준비, 기후변화 대응 및 저탄소 경제 현실화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의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 대비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촛불정신과 공정을 표방했지만 조국 사태와 권력 사유화가 민낯이듯이, 한국판 뉴딜은 예전 정책의 재탕이며 단순한 구호에 불과하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정부에서 시키는 사업 분야를 하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개인과 기업이 자율성을 가지고 창의력을 발휘하며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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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진정한 자유시장 경제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정부와 대기업 간의 관계는 관치경제이다. 정부는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감옥에 보낸다. 반면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는 정글의 법칙이 판치는 신자유주의의 세계가 펼쳐진다. 대기업들의 갑질과 기술탈취, 단가 후려치기, 일감 몰아주기가 근절되지 않는다. 이러한 관치경제와 신자유주의의 최악의 조합이 우리의 잠재성장률을 잠식하고,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게 하는 근본 문제인 것이다. 이것을 뜯어고쳐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자유시장 경제구조를 만들고, 중소벤처기업도 실력만으로 중견기업이 되고 대기업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만 하는 시장구조 개혁의 요체이다.

둘째, 새로운 산업분야가 탄생할 때 정부와 정치가 해야 할 일은 신산업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피해를 입는 기존 산업의 종사자들을 설득하고 재정을 투입하여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일전에 ‘타다’의 경우에도 제한된 상황에서라도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피해를 입는 택시 기사 분들이 살아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여건을 만들어주는 일을 했어야 하는데, 이와는 반대의 일이 벌어졌다. 앞으로는 이렇게 신산업의 싹을 자르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가 경각심을 가져야만 한다.

셋째, 불합리한 규제는 철폐해야 한다. 법률에 명시한 것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가 아니라, 법률에서 금지한 것 이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만이 우리나라가 ‘창업국가’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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