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다 가진 존슨 '메이저 징크스'도 깼다

제84회 마스터스 최종

4차례 역전패·코로나 확진 극복

20언더파 최소타…기록적인 우승

메이저 2승째로 PGA 통산 24승

와이어투와이어·최소 보기 기록도

더스틴 존슨(왼쪽)이 16일(한국시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대회 전통에 따라 지난해 우승자인 타이거 우즈의 도움을 받아 그린재킷을 입고 있다. /오거스타=로이터연합뉴스더스틴 존슨(왼쪽)이 16일(한국시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대회 전통에 따라 지난해 우승자인 타이거 우즈의 도움을 받아 그린재킷을 입고 있다. /오거스타=로이터연합뉴스




우승을 확정한 뒤 자축하는 더스틴 존슨. /AFP연합뉴스우승을 확정한 뒤 자축하는 더스틴 존슨. /AFP연합뉴스


괴물 같은 장타력을 갖춘 더스틴 존슨(36·미국)은 총 104주 동안 남자골프 세계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린 강자다. 하지만 ‘넘사벽’ 또는 ‘황제’의 이미지를 얻기에는 2% 부족했다. 특히 메이저대회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은 모습 때문에 승부처에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올해 8월 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2타 차 선두로 출발했다가 콜린 모리카와(미국)에 역전을 허용했고, 역시 선두로 나섰던 2015년 US 오픈에서는 최종일 마지막 홀에서 4m 이글 기회를 잡고도 3퍼트로 파에 그쳐 조던 스피스(미국)에 우승컵을 내줬다.

올해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는 달랐다. ‘메이저 징크스’를 깨뜨리고 마스터스 챔피언에게 주는 그린재킷을 생애 처음으로 손에 넣었다.

존슨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제84회 마스터스에서 최종합계 20언더파 206타의 놀라운 성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 사상 최소타 우승이다. 1997년 타이거 우즈(미국), 2015년 스피스가 세운 18언더파 270타를 뛰어넘었다. 2016년 6월 US 오픈 이후 4년5개월 만에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그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4시즌 연속 1승 이상을 기록하며 통산 24승을 쌓았다.


존슨은 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 도중 “메이저대회에서 마지막 날 선두를 유지해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그는 2010·2015·2018년 US 오픈과 올해 PGA 챔피언십에서 최종라운드를 선두나 공동 선두로 출발했지만 매번 1위 자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존슨은 지난해 우승자인 타이거 우즈(미국)의 도움을 받아 그린재킷을 입은 뒤 “이 옷을 입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기뻐하며 “어릴 때부터 항상 가졌던 마스터스 우승의 꿈을 이뤘다”는 소감을 밝혔다. 우승상금은 207만달러(약 23억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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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사상 최초로 20언더파 고지를 밟은 존슨은 다른 여러 기록도 남겼다. 1·2라운드 공동 1위, 3라운드 단독 선두에 올랐던 그는 2015년 스피스 이후 5년 만에 마스터스에서 나흘 내리 1위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5타 차 우승은 우즈가 대회 사상 최다 타수 차인 12타 차로 우승한 1997년 이후 23년 만에 나온 큰 타수 차 우승이다. 세계랭킹 1위가 그린재킷을 차지한 것은 2002년 우즈 이후 18년 만의 일이다. 나흘간 보기를 단 4개로 막아 역대 최소 보기 우승도 달성했다.

존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한 우승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확진 판정을 받아 출전 예정이었던 더 CJ컵과 조조 챔피언십 등에 불참했던 그다.

이날 공동 2위에 4타 차로 앞섰던 존슨은 4, 5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내며 한때 임성재와 격차가 1타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6번홀(파3) 버디로 한숨을 돌렸고 추격하던 임성재가 6번과 7번홀에서 1타씩을 잃은 사이 여유 있는 리드를 되찾은 끝에 5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임성재와 나란히 공동 2위에 오른 캐머런 스미스(호주)는 나흘 모두 60대 타수(67-68-69-69)를 적어내 마스터스 사상 최초 기록을 세웠다.

한편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통산상금 7,000만달러(약 775억원), 메이저와 페덱스컵 우승까지 다 가진 존슨이 마스터스 우승으로 ‘좋은 선수’에서 ‘위대한 선수’ 대열에 합류했다고 평가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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