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6일 청와대가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위해 여야 태스크포스(TF) 구성하기로 합의한 것을 두고 “이는 사실상 인사청문회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박 의장이 주재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인사청문회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고, 정책 능력 검증은 공개하는 인사청문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경실련은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이 최소한의 자질과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후보자를 고위공직 후보자로 추천했는지를 알기 위한 장치이다. 그동안 인사청문회를 통해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부적절한 주식 투자, 탈세, 논문 표절, 병역 기피 등의 논란과 문제가 있는 고위공직 후보자들을 걸러낼 수 있었다”며 “그런데 이러한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처리하겠다는 것은 정치권이 제대로 된 공적 검증을 거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에 대한 자질 검증보다는 인신공격과 신상털기로 변질됐다’는 근거로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서는 “이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당연하게 이뤄져야 하는 합당한 절차와 국민의 권리인 후보자에 대한 자질 검증을 심히 왜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이 국민적 동의도 없이 졸속으로 인사청문회법을 후퇴시키려고 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개각 시 손쉽게 장관 후보자를 내기 위함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있다”며 “이미 문재인 정권 초기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상진 중기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데 이어, 2기 내각의 조동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이 개정안에 협조에도 경실련은 “민주당의 원칙 없는 인사청문회법 개정 논의에 국민의힘이 동의를 한 것은 야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국민을 위한 인사 검증에 나서기보다는 손쉬운 인사 검증에 손잡겠다는 것으로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