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가 점차 정부 고용유지지원금까지 끊길 상황이어서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더 지속할 경우 여행사들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지난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6개월로 제한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더 받지 못하게 되면서 한계에 다다르는 여행사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전 직원 무급휴직을 다음 달부터 내년 3월까지 4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영업손실이 1,000억 원을 넘은 하나투어는 지난 3~5월 유급휴직에 이어 지난 6월부터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무급휴직을 하고 있다. 그동안 무급휴직 중에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덕분에 직원들이 기본급의 50%를 받을 수 있었지만, 다음 달부터는 한 푼도 못 받는 완전 무급휴직을 하게 된다. 사실상 희망퇴직이나 정리해고의 전 단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2,500명 수준이던 하나투어 직원은 지금은 2,300여 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가급적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기 위해 무급휴직을 연장하는 것이지만 직원들의 불안감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투어와 롯데관광개발 등 다른 여행사들도 내년 2~3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종료된다. 모두투어는 지난 8월부터 직원 1,100명 중 90% 이상이 무급휴직에 들어갔는데 내년 2월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길 예정이다. 롯데관광개발은 9월부터 6개월 무급휴직을 하는 만큼 내년 3월부터는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마저 끊길 경우 하나투어처럼 무급휴직을 더 연장하거나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여행사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면서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무급휴직과 함께 300명이 넘는 여행 부문 직원 중 3분의 1에 대해 희망퇴직을 받아 이미 인력을 줄였다. 다른 여행사들도 희망퇴직 등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있다. 자유투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130명이 넘던 직원을 올해 상반기 30명 정도로 줄였다. 사실상 오프라인 사무실을 철수하고 영업도 중단했다. NHN여행박사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알렸고, 희망퇴직 이후에는 정리해고를 단행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