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추진하면서 불법 사금융 이용 등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가 16일 공개한 ‘법정 최고금리 인하방안’ 자료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하면, 그동안 연 20%가 넘는 대출상품을 이용하던 239만명 중 208만명이 연간 4,830억원의 이자경감 혜택을 볼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31만6,000명, 규모로는 약 2조원의 대출이 연장되지 못하거나 대출 거부를 당해 민간금융 이용이 막힐 것으로 봤다. 이 중 3만9,000명은 무등록 대부업자나 사채 등 불법사금융 시장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으며 그 규모는 2,300억원으로 추산했다.
앞서 지난 2018년 2월 법정 최고금리를 연 27.9%에서 연 24%로 인하했을 때도 약 4만∼5만명(3,000억∼3,500억원)이 불법 사금융으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이처럼 민간금융 이용이 어려워져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는 이들을 위해 서민금융 상품 공급을 늘리고 피해구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최고금리 인하로 민간금융 이용이 어려워진 이들을 위해 ‘햇살론’ 등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정책 서민금융 상품의 공급을 2,700억원 이상 늘리기로 했다. 서민금융진흥원 등을 통해 취약·연체 차주의 채무조정과 신용회복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 금융회사들이 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저신용 서민 대상 신용대출 공급 모범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불법 사금융으로 인한 피해를 근절하기 위한 대응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불법 사금융으로 벌어들인 이득을 제한하고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한다. 법무부와 금융위는 무등록 대부업자가 받을 수 있는 법정 이자한도를 6%로 낮추고, 불법 사금융에 대한 법정형(벌금형)을 높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대부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고금리와 불법 추심 피해자에 대한 구제 대책도 추진한다. 불법 사금융으로 피해를 본 사람을 위해 금융감독원 피해 신고센터나 법률구조공단을 통한 피해 상담과 채무자 대리인·소송변호사 무료선임 등 금융·법률·복지 맞춤형 연계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법무부·경찰청·국세청·금감원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불법 사금융 대응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일제 단속을 벌이고, 불법 광고 차단 활동도 이어가기로 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