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도 없는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정비 사업에 착수하자 “당장 멈추라”고 비판했다. 수차례 2022년 대통령선거 ‘직행’을 말한 안 대표가 서울시 정책에 훈수를 두자 내년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구를 위한 광화문 광장 공사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800억 혈세가 투입되는 광화문 광장 개조공사를 두고 “‘5개월 대행’이 진행하는 ‘날림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이 사업과 관련해 오랫동안 시민과 소통해 왔다고 강변한다”며 “그러나 광화문 대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나 광장과 보행공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심층 설문 조사라도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혹시 어용시민단체만 불러다 박수 치고 끝낸 것을 소통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이제 그만 좀 하자”고 말했다.
더욱이 안 대표는 이 사업을 진행한 서울시 공무원들을 향해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그는 “지금 당장 사업을 멈추고, 5개월 후 서울시민이 선택한 자격 있는 새 시장이, 시민의 뜻과 전문가의 뜻을 물어 결정하게 하자”며 “현 대행체제가 명분 없이 밀어붙인다면 새로운 서울시장체제에서 무리한 공사강행과 혈세 낭비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정치권에선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말들이 정치권에선 오갔다. 특정 사업을 두고 ‘새 시장’에게 맡기고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면 ‘책임’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최근 “(본인이 제안한) 혁신 플랫폼의 시간표는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아니라 대선을 목표로 모든 계획을 맞춰야 한다”며 “서울시장 선거는 과정이지 그 자체를 목표로 두고 시간표를 만드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힌 것이지만 서울시장과 대선 출마가 양립할 수 있다면 시간표는 바뀌지 않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도 임기는 2022년 5월 예정된 전국지방선거까지 1년이다. 같은 해 3월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 때문에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르자는 제안을 공개적으로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