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아시아나 빅딜 결국 법정 간다... KCGI,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제기

"경영권 분쟁 중간에 유상증자 허용 안돼"

법원 가처분 인용하면 빅딜 급제동

여권 일각 반대 목소리도 부담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그룹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16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나란히 서 있는 두 항공사의 항공기./영종도=이호재기자. 2020.11.16



한진그룹과 산업은행의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 계획이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한진칼 최대 주주인 KCGI(강성부펀드) 3자 연합은 18일 한진칼 이사회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법원에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진칼은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한편 3,0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도 발행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빅딜’ 계획을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산은은 한진칼 지분 10.66%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 KCGI 연합(46.7%), 조원태 한진칼 회장과 특수관계인(41.4%)에 이은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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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 회장은 자신의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산은을 백기사로 맞이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게 된다”며 “이번 거래 구조는 국민의 혈세를 동원하고 한진칼 주주들의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일반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것을 금지해 온 게 우리 대법원의 판례다. KCGI는 “신주 발행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어떤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았고 주요 주주들이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밝혔는데도 이를 무시했다”고 거듭 지적했다. 만약 법원이 신주발행을 금지할 경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는 급제동이 걸리게 된다. 이때 산은이 유상증자 대신 대출을 통해 한진칼을 지원하는 방안도 있으나 경영권이 위협받는 조 회장 입장에서는 이렇다 할 실익이 없는 방안이다.

다만 법원이 생존 위기에 몰린 양대 국적항공사의 경영난을 감안해 신주 배정을 용인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 상 긴급성을 감안해서 법원이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일각에서 합병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게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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