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2020 한국건축문화대상-계획건축물 최우수상] 나루유수지, 사람이 머물다

잊혀진 생태공간, 이야기로 되살려

2020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 최우수상을 수상한 ‘나루유수지, 사람이 머물다’의 모형2020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 최우수상을 수상한 ‘나루유수지, 사람이 머물다’의 모형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는 약 3만㎡에 달하는 잃어버린 공간이 있다. 바로 신천 유수지다. 현재 빗물펌프장·유수지로 통칭하는데 이 공간은 분명 주변 지역주민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마을의 섬처럼 존재하는 해당 공간은 불편한 보행환경 때문에 주민들의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오지 못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부지 내에 자리 잡은 송파어린이도서관과 서울책보고도 그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신천유수지라는 공간은 비록 사람들에게는 잊혀졌지만 대신 풀과 나무가 자라고 벌레와 새가 있는 자연 공간이다. 이 같은 유휴 공간은 버려져 있지만 동시에 포화상태의 도시에서 사회적 관계를 위해 재해석 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가천대학교 서범진·김호성·소재현씨는 이 같은 유수지의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을 기본 계획으로 세웠다. 기존 환경을 바탕으로 문화생태공간을 만들고 그에 맞는 주요 프로그램들을 제시했다. 시민들이 유수지라는 공간을 좀 더 안전·편리하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데 목표를 뒀다. 기존의 잊힌 공간이었던 유수지를 마을의 이야기가 있는 모두의 장소로 만들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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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사회적 관계는 사람들이 맺어나가는 것으로 생각했고 건축가가 제안해야 할 것은 그러한 관계가 맺어질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그것에 적합한 장소가 유수지라고 생각해 이를 모두의 공공장소로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 아래 마을의 이야기와는 동떨어진 유수지를 사람들이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문화생태공간으로 계획한 것이다.

이들은 또한 “나루유수지가 우리 동네와 별개의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활력을 위한 관계로 성숙하길 기대한다”며 “공간을 사람과 문화로 채워나가며 우리 동네의 ‘나루유수지 이야기’로 쓰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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