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수원 소각장 갈등…"낡은 시설 이전" vs "고쳐 더 쓰겠다"

수원시 영통구 자원회수시설. /연합뉴스수원시 영통구 자원회수시설. /연합뉴스



내구연한이 지난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을 두고 시설 이전을 요구하는 수원시 영통 주민들과 소각장을 보수해서 계속 사용하려는 수원시가 대립하고 있다.

수원시 영통구 영통로 383 영흥공원 인근에 일명 영통구 소각장이 2000년 4월 24일 가동을 시작했다.


시가 915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하 6층 규모로 만든 소각장은 300톤급 소각로 2기를 가동해 수원 전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하루 600톤까지 처리할 수 있다.

영통구 소각장은 도시와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닌 아파트단지 밀집 지역에 있다. 건립 당시 택지개발이 이뤄진 영통구에는 주민 10만명이 있었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흥덕, 망포, 서천, 광교 지구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소각장 반경 2㎞ 안에 위치하면서 40만명이 넘었다.

내구연한도 환경부 지침인 15년보다 5년 이상 넘겨 노후화됐다. 영통구 소각장은 설치 당시부터 소각장에서 나오는 배출가스의 안전성 문제로 주민들과 시가 극한 갈등을 빚었다.


주민들의 항의 집회와 쓰레기 반입 저지, 주민 분신 등 일련의 사건이 이어졌다. 주민대책위가 선정한 환경 전문 연구기관에서 소각시설 점검과 오염 물질 검사 후 이상 없다는 결과물을 내놓고 나서야 갈등은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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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1999년 10월 28일 소각장을 완공하고도 실제 가동하는데 7개월이 넘게 걸렸다. 이후 별다른 문제 없이 가동되어 오다가 올 5월 소각장에서 검은 연기가 나온다는 주민의 민원을 시작으로 소각장 이전 요구 집회로 번졌다.

영통구 주민들은 ‘소각장 중단 및 폐지를 위한 비상행동위원회’를 구성해 수원시에 소각장 이전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수원시는 당장 이전할 부지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소각장을 보수해서 더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시는 2012년 환경부 기술진단을 통해 내구연한이 지났지만 2020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보수를 잘하면 2025년까지도 사용 가능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시는 국비 366억원과 시비 1,134억원을 투입해 영통구 소각장을 대보수할 계획이다. 이미 지방재정 투자심사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올 8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면제도 받았다.

시는 대보수와는 별도로 주민의 민원을 받아들여 내년에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시행하고, 소각장 반경 300m 이내로 실시하던 간접영향권 조사범위를 반경 2㎞로 확대하기로 했다.


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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