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라며 월성 원전 폐쇄 문제를 제기하는 조 교수를 말렸다. 하지만 그는 토론회 등 부르면 곳이 있으면 달려갔고 국민권익위원회의 문도 두드렸다. 국회 국정감사장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조기 폐쇄의 부당함을 알렸다. 그는 발품을 팔면서 관련 자료를 꼼꼼히 수집해 감사원에 제출하고 관련 내용도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자칫 묻힐 뻔했던 월성 1호기 사건을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로 이어지도록 한 ‘숨은 공신’이라는 평가가 많다.
조 교수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월성 1호기 폐쇄의 부당함을 처음 알릴 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면서 “초기부터 주위에서 도움을 받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조 교수는 요즘 “머리 아픈 일들이 많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다”면서 “총알받이로 내몰린 듯한 느낌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언론과의 인터뷰도 꺼린다고 했다. 조 교수는 “원전을 놓고 왜 정치공방을 벌이느냐”면서 “원전은 산업이나 과학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정년을 앞둔 그는 “앞으로 대한민국이 먹고사는 문제가 원전에 달려 있다”면서 “우리 미래 세대에게 에너지 산업, 특히 원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조 교수는 지난달 국회 국감에서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과학을 모르던 이들 때문에 중벌을 받았다가 350년 뒤 교황청의 사과를 받았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탈원전을 주장했던 분들은 몇 년 내에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이 아니라 이념으로 국가 대사를 결정하는 정치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정상범 논설위원 ss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