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의 예방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화이자와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이르면 몇 주 내 승인을 받아 공급될 수 있다고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이자 장관은 이날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을 설명하는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제 안전하고 고도로 효과가 뛰어난 2개의 백신을 확보했다”며 화이자·모더나 백신이 몇 주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배포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12월 말까지는 이 2개 백신의 약 4,000만회 투여분이 배포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장 취약한 미국인 약 2,000만명에게 백신을 접종하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면역 형성을 위해 4주 간격을 두고 두 차례 맞아야 한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연내 시작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에 발맞춰 제약사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인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최고경영자(CEO) 우르 샤힌은 이날 CNN방송에 나와 자사 백신의 긴급사용을 위한 서류를 20일 FDA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이터TV 인터뷰에서는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다음달 중순 FDA가 긴급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달 하반기에는 유럽연합(EU) 당국이 조건부로 승인할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 화이자 백신이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뒤 7~10일 이내에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미 당국은 예상했다.
샤힌 CEO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백신 보급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초저온으로 보관해야 하는 만큼 유통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그는 백신을 실온 상태로 배송할 수 있는 공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화이자와 모더나에 들어간 신기술인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에 대해 “지금껏 한번도 mRNA를 사용한 백신이 상업화된 적이 없었다”며 개발보다 대량생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mRNA를 이용하지 않는 아스트라제네카·노바백스 등이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공급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개발 중인 백신이 청장년층은 물론 노령층에도 효과가 있다는 2상 임상시험 결과를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게재했다.
연구팀이 560명의 자원자를 18∼55세, 56∼79세, 70세 이상 등으로 나눠 시험을 진행한 결과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한 수준의 중성화항체와 T세포가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퍼드 백신 그룹의 조사관인 마헤시 라마사미 박사는 “노령층은 코로나19 백신 우선 대상이지만 통상 반응이 떨어지는데 우리 백신이 노령층에도 젊은 층과 비슷한 면역 반응을 불러온다는 점을 발견해 기쁘다”고 말했다.
옥스퍼드대는 지난 1월 백신 개발을 시작해 3개월 만에 유럽 최초로 인체실험에 들어가 8월부터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수주 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며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