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상(MVP) 최혜진(21)은 참가, 상금왕·최소타수상의 김효주(25)는 불참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US 여자오픈 얘기다.
여자골프 최고 메이저대회인 US 여자오픈은 예년 같으면 출전자격을 얻는 것 자체가 영광인 대회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끼어든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미국에 하루 16만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일일 사망자도 1,700명을 웃돌며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심각한 상황. 그래서 국내 선수들은 출전자격을 확보했다는 e메일을 받고도 그동안 선뜻 출전을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다 대회 개막(다음 달 10일)이 다가오면서 결정을 내린 선수들의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최근까지도 미국 내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며 고민을 거듭하던 최혜진은 참가를 강행하기로 했다. 다음 달 2일 현지로 떠나 국내 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우승했던 감각을 되살릴 계획이다. 코로나 확산 전만 해도 최혜진은 내년 시즌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었다.
US 여자오픈은 최혜진에게 특별한 대회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K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두는 진기록을 쓴 지난 2017시즌에 최혜진은 US 여자오픈에서 준우승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현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마추어 선수가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이는 몇십 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대단히 흥미롭다”고 트위터에 적기도 했다.
코로나 여파로 주 무대인 미국 대신 국내 무대에 집중한 끝에 다승 공동 1위(2승) 등 3관왕을 차지한 김효주는 예정대로 불참을 최종 결정했다. 혹시 모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나가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밀린 학교수업으로 바쁜 가운데 김효주는 이미 다음 시즌을 겨냥한 체력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김효주는 “지난겨울에 늘린 샷 거리(15m)만큼 더 거리를 늘리고 싶다”고 했다. 박현경·박민지 등도 현지 코로나 상황과 복귀 때의 2주간 자가격리에 대한 부담 등에 출전권을 반납했다. 신인왕이자 상금 2위 유해란, 지난 시즌 3승의 임희정, 일본파 배선우 등은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코로나 여파로 6월에서 12월로 연기된 올해 US 여자오픈은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코스(파71)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