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처럼 거짓말로 사실을 대체하는 정책을 써서 지지층을 결집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한국의 정치 현실을 거짓말로 대중을 선동하는 독일의 ‘나치’에 비유하고 노골적으로 편을 가르는 문재인 정부가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을 행하는 수구세력이 됐다고 규정했다. 보수진영에는 “중도 입장에서 보수의 서사를 쓰고 비판보다 대안 정책을 내고 수권 능력을 입증하라”고 일갈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에서 ‘탈진실의 시대’ 강연을 통해 “옛날에는 팩트를 인정하고 해석하는 싸움이었는데 이제는 팩트 자체를 두고 싸우는 이상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사실을 말하고 그들은 거짓말하는데 손해는 내가 본다”며 “내가 원래 꿈꿨던 유토피아적 비전이 오히려 디스토피아로 실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대안적 사실’로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처럼 거짓말을 하고 이에 대해 ‘대안적 사실’이라고 주장하며 지지층이 거짓을 믿게 하는 전략을 쓴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사실을 갖고 중도층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거짓말을 갖고 지지층을 결집하게 하는 트럼프의 정책을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가 사람들을 반으로 갈라치고 지지층만 결집해도 집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미국의 트럼피즘이 한국에서는 민주당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진 전 교수는 이 같은 정치를 두고 “나치 상황”이라고 빗댔다. 그는 “대중은 더 큰 거짓말일수록 쉽게 믿는다. 괴벨스(나치 정권의 선전장관)는 ‘대중은 사실에 지쳐 있다. 구질구질한 사실이 아닌 멋진 판타지를 줘야 한다’고 했는데 선동의 기본 원칙이 소프트한 형태로 (우리 정치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등 보수진영을 향해서는 “비판만 갖고 되는 시대가 아니다. 가장 훌륭한 비판은 대안(제시)”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대안이 없으면 저쪽(여권)으로 갈 수밖에 없다. 수권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진영은 미래 지향적 서사가 있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산업사회에서 민주화를 거쳤고 산업화 서사, 민주화 서사는 끝났다”며 “두 개의 위대한 서사가 끝장났고 새 서사를 누가 구성하느냐, 보수층이 원하는 게 그것이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보수는 보수의 자부심을 느끼고 싶어한다”며 “프레임을 주도해 나가야 하는데 많은 분들이 사로잡혀 있고, 거기서 벗어나서 과감하게 치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진 전 교수는 국민의힘을 향해 “보수를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보수의 이야기를 중도의 관점에서 하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대깨문(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만 대표하고 있으니 통합의 리더십을 얘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맨날 꼴보수만 하다가 진짜 보수층을 쟤들에게 다 빼앗겼다”며 “합리적인 중도 보수 연대의 틀을 꾸리는 게 맞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