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인터뷰] 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 “환자가 스스로 진료기록 관리, 블록체인으로 가능하죠”

블록체인기술로 위변조 방지

서울대병원 등 3곳과 손잡고

연내 의료문서 등 발급 서비스

중소형 병원으로 확대 나설 것




“환자가 진단서 같은 자신의 진료 기록을 손쉽게 모으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의료정보에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를 얹어주면 환자 주도의 의료 전자문서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메디블록의 이은솔(사진)공동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환자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제증명(諸證明)서류 등 의료문서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서울대병원 등 대형병원 3곳과 손잡고 연내 선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병원의 소견서, 의무기록, 엑스레이 영상 등을 앱으로 받으면 종이서류를 받을 때의 번거로움이나 분실에 따른 병원 재방문 등 불편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문서는 사용자가 쉽게 위·변조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그동안 의료기관, 보험사 등이 활용하지 않았다. 메디블록은 이 같은 신뢰성 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했다. 진료를 본 환자가 메디블록 앱 사용자 인증을 거치면 병원이 보내는 의료기록을 스마트폰으로 받고 이 과정에서 메디블록은 이 데이터가 원본과 같음을 증명하는 ‘해시값(데이터 지문)’을 블록체인에 저장해 위·변조를 원천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실손보험을 청구하려고 환자가 보험사에 데이터를 보낼 때도 해시값이 발급된다”며 “의료데이터 앱 서비스에 대해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과 협의를 마쳤으며 국내 손해보험 1곳과도 손잡고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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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의료계에서도 건강기록 데이터 통합 플랫폼 사업이 시도돼왔지만 병원별로 시스템이 다르고 표준화 문제에 부딪혀 추진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사실 블록체인은 하나의 기술적 도구일 뿐 가장 큰 장벽은 의료기관의 연결, 의료데이터의 표준화”라며 “메디블록은 차세대 의료정보교류표준(FHIR)기술이나 블록체인 인증방식인 분산신원증명(DID)의 표준 프로세스 개발등을 통해 다른 의료기관과의 연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와 2017년 함께 메디블록을 세운 고우균 공동대표 모두 의사출신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다.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5년간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한 이 대표는 병원들의 낙후된 IT시스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창업으로 방향을 돌렸다. KAIST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 엔지니어로 4년간 근무한후 경희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을 거쳐 치과의사로 진로를 바꾼 고 대표도 치아교정병원 재직 당시 의료데이터 시장에 눈을 뜬 후 이 대표와 뜻을 모아 회사를 설립했다.

메디블록 기술력은 국내외에서 인정받아, 지난 5월 빌게이츠가 이끄는 빌앤드멀린다 게이츠재단과 KT가 3년간 진행하는 ‘차세대 방역연구’ 사업에서 블록체인 플랫폼·인프라 기술 제공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메디블록은 자체 의료데이터 플랫폼으로 대형병원은 물론 시스템 개발이 어려운 중소형병원으로 개인 의료문서관리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환자·병원·보험사가 진료기록을 신뢰하고 쉽게 증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환자의 데이터 활용을 통해 진단 및 처방과 연계된 서비스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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