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마이클 샌델 "능력주의가 우릴 분열시키고 있다"

"불평등 심화·계층이동 제한

실패자에게 좌절감 안기며

포퓰리즘 등 사회갈등 초래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하버드대 홈페이지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하버드대 홈페이지



“능력주의가 우리를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책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능력주의가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최근 신작 ‘능력주의의 폭정:도대체 무엇이 공동선을 만드는가(Tyranny of Merit: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를 발표한 샌델 교수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산타모니카 지역 라디오방송국 KCRW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회만 공평하면 모든 사람이 재능과 노력에 따라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능력주의를 정의로운 사회의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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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델 교수는 지난 2010년 5월에 ‘정의란 무엇인가’를 출간해 한국에서만 200만부 이상 판매하는 등 열풍을 일으킨 바 있다. 2012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이후 8년여 만에 나온 신작은 다음달 1일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그는 우선 능력주의가 불평등을 심화하고 계층이동을 어렵게 한다고 주장했다. 샌델 교수는 “지난 몇십년간 승자와 패자의 격차가 심해졌고 이것이 불평등을 심화하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 정치를 오염시키고 우리를 갈라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능력주의가 승자에게는 오만을 가져다주고 패자에게는 더 깊은 상실감을 준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그것이 자신의 능력에 따른 성공이라고 믿고 다른 사람들을 깔본다”며 “반면 실패한 사람들은 자신이 능력 부족으로 정상에 설 수 없었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여러 사회에서 보이는 분노와 원망·갈등은 이러한 성공과 실패의 양극화에서 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샌델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지도자가 탄생한 것도 수십년간 지속해온 갈등이 포퓰리즘의 형태로 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송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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