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족 수사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를 이끌었던 배성범(사법연수원 23기) 법무연수원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 배제에 관한 우려의 뜻에 동참했다.
배 원장은 지난 1월 추 장관 취임 직후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고검장급인 법무연수원장으로 ‘좌천성 승진’을 한 바 있다.
배 원장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최근 상황에 침묵할 수 없어 의견을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의 주제어는 ‘법치주의’와 ‘정치적 중립’으로 달았다.
그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가 “개시의 상당성, 사실 관계의 공정한 조사, 검찰총장의 반론권 등이 적법, 적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보장되었는지, 심각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사건관계인 등 국민들께서 검찰이 사실과 법리 외에 정치 상황 등의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았는지 우려할 때, 어떻게 해명할 수 있을지도 걱정된다”고 했다.
이로써 고등검사장 9명 가운데 조남관(24기)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과 고기영(23기) 법무부 차관 외에는 모두 추 장관의 조치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오전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수원고검장 6명은 ‘최근 검찰 상황에 대한 일선 고검장들의 의견’이란 제목으로 성명서를 냈다.
아래는 배 원장의 게시글 전문.
[최근 상황에 침묵할 수 없어 의견을 올립니다]
근래의 검찰 상황에 대한 고검장 이하 일선 검사님들의 인식과 입장 표명에 뜻을 같이 합니다.
또한 형사절차에 준하여, 무엇보다 엄정, 공정해야 하고 사법정의의 가늠자로 보여질 수도 있는 검찰총장 징계절차에 있어,
그 절차 개시의 상당성, 사실관계의 공정한 조사, 검찰총장의 반론권 등이 적법, 적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보장되었는지, 심각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는 앞으로 일선 검사들과 수사관들의 소신있고 합리적인 업무수행을 담보하기 위해서 필히 되새겨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사건관계인 등 국민들께서 검찰이 사실과 법리 외에 정치상황 등의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았는지 우려할 때, 어떻게 해명할 수 있을지도 걱정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들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바로 세우고, 내부의 합리적 소신을 보장하며 공정한 수사를 지향하는 노력들은 멈추지 않을 것임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