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그룹이 구본준 고문을 중심으로 계열 분리를 단행한다. 구광모 회장으로 세대 교체를 이룬지 2년 6개월 만이다.
LG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13개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108670), 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주)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신설 지주사가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 골자다.
이사회는 사내이사로 △구본준 LG 고문(대표이사) △송치호 LG상사 고문(대표이사)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를 내정했다. 또 사외이사는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강대형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가 맡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김경석·이지순·정순원 사외이사 내정자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분할은 존속 지주회사와 신설 지주회사 모두 현재 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LG의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상장 자회사인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와 비상장 자회사인 LG MMA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분할비율은 존속 및 신설 지주회사의 별도 재무제표상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에 따라 LG 0.9115879, 신설 지주회사 0.0884121이다. 2021년 5월 1일 분할 절차가 완료되면 기존 LG 주식 100주를 가진 주주는 회사분할 후 LG 91주와 신설지주회사 주식 44주를 각각 교부 받는다. 소수점 이하 단주는 재상장 첫날의 종가로 환산해 현금으로 지급받게 된다. 분할 전후 존속 및 신설회사의 주주구성은 동일하다.
분할 후 존속회사 LG는 △발행주식 총수 1억6,032만2613주 △자산 9조7,798억원 △자본 9조3,889억원 △부채 3909억원 △부채비율 4.2%가 된다. 신설 지주회사는 발행주식 총수 7,774만5975주에 자산 9,133억원, 자본 9,108억원, 부채 25억원, 부채비율 0.3%가 될 전망이다.
분할 후 존속법인 LG는 전자와 화학, 통신서비스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디지털 경제 확산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한 것에 대해 민첩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LG그룹은 “지주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영역을 더 전문화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전문성을 갖춘 주력기업으로 육성해 각각의 지주회사와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는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연료전지, 수처리, LCD 편광판 등 비핵심 사업은 매각 등 축소하는 한편 배터리, 대형 OLED, 자동차 전장 등 성장동력을 강화해왔다. 이번 분할이 완료되면 3년간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일단락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