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라이프

수도권 중환자 병상 35개만 남아…정부 "재택치료도 검토"

[코로나19 3차 대유행 비상]

■하루 확진자 600명 육박…수도권에 72% 집중

강서구 댄스학원 66명 추가, 서울 일일 첫 200명대에

"병상 2~3주 내 바닥" 우려…의료 인프라도 빠르게 소진

방대본 "경증 자가치료 법률 완비…추이 고려해 도입"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보건소 선별 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26일 오전 서울 강서구보건소 선별 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600명에 육박한 가운데 군·학교·학원 등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전체 확진자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현 상황이 유지될 경우 중증 환자가 입원할 병상이 2~3주 내에 소진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역시 조심스럽게 경증 환자에 한해 재택 치료를 도입해 병상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6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확진자 중 72%는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전체 확진자 583명 중 402명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했다. 특히 서울 지역 확진자는 213명으로 국내에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처음으로 200명을 넘어섰다.

이날도 대규모 집단감염이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 기준 서울 강서구 댄스 교습 학원에서는 지난 24일 수강생 4명이 확진된 후 이틀 만에 66명의 환자가 추가됐으며 경기 연천군 군부대에서는 전날 첫 환자 발생 이후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69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환자가 70명으로 급증했다. 생활 동선을 공유한 다른 훈련병 1,000여 명에 대한 진단 검사가 진행 중이라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국방부는 군내 집단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이날부터 다음달 7일까지 전 부대의 군 내 거리 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전 장병의 휴가와 외출이 잠정 중지되고 간부들의 사적 모임과 회식은 연기 또는 취소된다. 대면 종교 활동도 중단된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코로나19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경남에서도 진주의 이·통장 제주 연수 모임에서 15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34명으로 늘었다. 창원 마산회원구의 단란 주점에서도 14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부산과 울산 장구 강습과 관련해서도 6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했으며 전북 군산의 지인 모임에서도 17명의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최근 일주일(11월 20∼26일)간 지역 발생 확진자 수는 일평균 353.4명으로 아직 2단계 범위지만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증 시) 기준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관련기사



2715A04 코로나


이 같은 확진자 급증은 병상 부족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남아 있는 중증 환자 전담 치료 병상(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장비·인력 등을 완비하고 중수본 지정을 받은 병상)은 75개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의 병상은 41개로 1일(49개)보다 8개 줄었다.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질병의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중증 환자 병상은 전국에 386개지만 확진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35개뿐이다. 전국에 사용 가능한 감염병 전담 병원의 병상은 이달 초 3,005개에서 현재 1,802개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현재 추세로 수도권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할 경우 오는12월 중순부터 수도권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질 것”이라며 “수도권에서 하루 4~5명의 중환자가 나올 경우 산술적으로 일주일 안에 병상이 소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이유로 의료 현장에서는 ‘재택 치료’를 포함한 자가 격리 개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병상을 늘리는 노력과 함께 생활 치료 센터에 입소해야 하는 환자들 중 일부를 재택 치료로 전환하자는 의견이다. 오명돈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조건에 맞는 환자를 선별해 집에서 치료하게 함으로써 입원이 필요하고 생명이 위독한 환자들 위주로 병상을 쓰게 해야 한다”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는 병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조심스럽게 재택 치료를 검토하고 있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일반적으로 경증 환자는 재택 치료를 받고 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경증 환자 자가 치료를 위해 확진자들이 집에서 격리돼 치료받을 수 있는 법령 근거는 마련됐다”면서도 “환자가 불편을 호소할 수 있고 진료는 다른 경로를 통해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환자 발생 추이 등을 고려해 도입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서지혜·우영탁기자 wise@sedaily.com

우영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