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주춤했던 해외 부동산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재개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내 부동산 펀드 설정 잔액은 사상 최대인 109조 3,6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1월 이후 해외 부동산 펀드에만 지난달 전체 신규 설정액(9,470억 원)의 40%를 웃도는 1조 3,435억 원이 새로 들어왔다. 공모와 사모를 더한 전체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 잔액은 59조 5,360억 원으로 이달에만 9,764억 원이 늘며 2월(1조 4,904억 원) 이후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한 달에 1조 원이 넘는 금액이 새로 설정될 정도로 인기를 끌던 해외 부동산 펀드는 올해는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잇단 사건 사고로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무실과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며 수익률과 직결되는 임대료 수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해외 실사까지 막히며 신규 상품 설정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또 금융 당국이 증권사와 운용사의 해외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선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3월에는 해외 부동산 펀드의 설정 잔액은 7,534억 원이나 감소했으며 이후 9월에도 월 설정액이 200억 원 수준에 그치며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달러 약세와 경기회복 분위기를 타고 미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미국 시장은 그간 국내 증권사와 운용사들이 유럽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을 적게 뒀던 곳이다. 하지만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지며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투자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미국 전자 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물류 센터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인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공모펀드16호’를 출시해 965억 원 규모의 펀드를 모두 판매했고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중심가 오피스 빌딩 매입에 투자하는 공모형 부동산 펀드를 출시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해외 부동산 펀드의 주요 대상 지역인 미국의 경우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임대료 연체 우려는 줄어들며 신규 투자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며 “여기에 달러 약세로 환차익을 누릴 수 있는 장점도 있어 공모와 사모 모두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