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사찰 의혹’ 등을 이유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배제 명령을 발표한 것과 관련,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이 “수사와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국회가 나서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27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개혁적인 법관들이 탄압받는데 쓰였던 블랙리스트 자료들을 검찰이 갖고 있으면서 어떤 식으로든 이용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사법농단 수사를 하면서 확보한 것 같은데, 사법농단 세력과 검찰적폐들을 같은 선상에 놓고 개혁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한 “재판의 공정성을 해하는 것이니까 위헌이며, 책임자인 검찰총장을 탄핵해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한 뒤 “탄핵은 국회가 검찰과 사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런 국회의 권한을 행사해야할 상황인데 하지 않는다면 국회의 직무유기”라고도 했다.
앞서 이 의원은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명령을 두고 “적폐 검찰과 사법농단세력이 한통속이었고, 영혼의 쌍생아였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과 법원개혁은 동전의 양면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윤석열 검찰총장 비위 혐의로 ‘법원개혁’과 ‘사법농단세력’에 대한 조속한 탄핵이 필요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사법농단 의혹이 제기된 법관 탄핵을 주장해온 이 의원은 “충격적이다. 판사를 사찰한 것도 문제지만, 양승태 대법원이 작성한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로 판사들 성향 조사를 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 뒤 “검찰 적폐 세력과 사법농단 세력이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수사를 통해 취득한 정보를 수사와 기소유지 외의 목적으로 더군다나 재판부 사찰에 이용했다면 직권남용 범죄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고 상황을 짚고 “사찰 혐의 하나만으로도 윤석열 검찰총장은 직무배제를 넘어 수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추 장관은 지난 24일 윤 총장에 대해 징계 청구와 직무 배제를 명령했다. 법무부 장관이 현직 총장의 직무 배제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직접 브리핑에 나선 추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배제 조치를 국민께 보고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그간 법무부는 검찰총장의 여러 비위 혐의에 관해 직접 감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확인했다”면서 “윤 총장이 언론사 사주와 부적절하게 만났고,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를 불법 사찰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측근을 비호하기 위해 감찰을 방해했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윤 총장이 최근 법무부 감찰관실의 대면 조사에 응하지 않아 감찰을 방해했다고도 했다.
또한 추 장관은 “총장의 정치적 중립 손상으로 직무수행을 용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추 장관의 조치에 대해 윤 총장은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즉각 반발했다. 대검 측은 “검찰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소임을 다해왔다”며 “(윤 총장에 대한) 위법·부당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