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카페의 매장 이용이 금지됐지만 브런치 카페 등 음식물을 같이 판매하는 카페는 매장 이용이 허용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마저도 지방자치단체마다 방역 당국의 지침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어 구청마다 카페 업주들의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 24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카페의 매장 이용을 금지했다. 영업 제한에 해당하는 카페는 커피·음료 전문점, 제과 제빵점, 아이스크림·빙수 전문점이다. 하지만 방역 당국의 지침이 ‘일반·휴게 음식점 중 커피·음료·디저트류를 주로 판매하는 음식점’으로 애매하게 규정된 탓에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브런치 카페와 샌드위치·토스트 가게 등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도 오후 9시까지 매장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지자체마다 정부의 방역 지침을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 혼선이 생기고 있다. 카페에서 주로 회사 업무를 보는 직장인 김 모(28) 씨는 “2단계 격상 이후 양천구 인근에서 일할 곳을 찾아다녔는데 매장 이용이 된다고 했던 브런치 카페조차 매장 이용을 못 하게 했다”며 “샐러드를 같이 파는 카페에서는 매장에 앉을 수 있게 해 기준이 의아했다”고 밝혔다.
관할 구청에 카페의 영업 기준을 묻는 업주들의 문의 전화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도 명확한 기준을 내놓지 않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인천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A 씨는 관할 구청에 문의를 했지만 ‘수제로 만든 음식’을 같이 판매할 경우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반면 인천의 다른 지역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다른 업주는 ‘브런치든 뭐든 음식이랑 같이 팔아도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자영업자들의 영업을 제한하려면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매출이 줄더라도 영업 제한이 필요하다고 하면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명확하지 않은 잣대만 들이대면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통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자체들은 카페 운영에 있어 통일된 기준을 적용하기 위한 지침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방역 당국의 방역 지침을 따르는데 세부적인 카페 운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면 관할 지자체에 세부 지침을 하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