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코로나19 위기와 벤처캐피털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성공적인 중간 임상 3상 결과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하루 60만 명 이상에 달하는 확진자 뉴스는 3차 대유행의 전조로 보이며 우리를 두렵게 하고 있다.

대부분의 산업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 G2를 중심으로 한 전 세계 벤처캐피털들은 투자와 회수에 있어 심각한 위축을 예상했다. 하지만 11월 말을 기점으로 돌아보면 새로운 산업과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위기 대응의 시기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소위 언택트 산업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온라인 기반 비디오(OTT)와 온라인 게임 역시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던 기존 세대와 계층까지 끌어들이면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위기는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산업과 질서를 가속화 시킨다는 정설대로 코로나19 위기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200조 원 이상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는 벤처캐피털은 G2를 중심으로 양적 측면에서는 9월 말 기준으로 일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9월 말 기준 2조 8,500억 원의 투자가 이뤄져 지난해 대비 소폭 줄었다. 다만 4·4분기의 투자 확대 분위기를 고려하면 전년 대비 큰 차이가 날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역사적 위기가 불러온 새로운 산업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바이러스 위기가 일으킨 생명과 건강에 대한 우려는 백신·진단·치료를 필두로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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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산업의 급부상이 눈으로 확인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사 크래프톤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은 3,000억 원을 넘어섰다. 쿠팡·마켓컬리 등과 같은 오픈 플랫폼을 넘어서 특정 분야에 특화된 플랫폼 투자(부동산·명품·식품 등)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재택 중심의 삶에 따른 온라인 게임과 콘텐츠 수요 확대로 관련 분야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뉴그린펀드의 중심인 비대면·바이오·그린뉴딜도 결국 코로나19 이후의 산업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털은 변화의 선단에 위치하고 있다. 모험 자본으로 변화의 선단에 서서 새로운 산업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서다. 윈스턴 처칠은 말했다.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마라(Never waste a good crisis)”고. 지금은 이 격언이 가장 어울리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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