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직 전체가 사실상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등을 돌렸다. 추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 조치 다음날인 지난 25일 대검 연구관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서 시작된 검찰의 집단행동은 고검장과 검사장, 18개 일선 지검 평검사 전체 회의와 성명서를 거쳐 30일 총장 직무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의 성명서로 이어졌다. 조 직무대행은 추 장관 밑에서 검찰국장을 지내다 8월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검 차장을 맡은 친정부 성향의 인사다. 그만큼 현재 검찰 내부와 여론의 반발이 거세다는 의미다.
조 대행은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중대한 우(愚)를 범할 수 있다”며 윤 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 처분 철회를 요청했다. 조 대행은 추 장관을 향해 “검찰 개혁의 대의를 위해 한 발만 물러나 달라”고도 했다. 윤 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 조치 등이 검찰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적대시하는 결과만 초래해 결국 검찰 개혁의 추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조 대행은 “검찰 개혁은 전체 검찰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는 백약이 무효”라며 ‘검찰 개혁에서 검찰이 주체가 돼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윤 총장에 대해서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쫓겨날 만큼 중대한 비위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설령 윤 총장에게 일부 잘못이 있다 해도 법률이 보장하는 검찰총장 임기제를 무너뜨릴 만한 이유는 아니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