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2009~2019년 OECD 37개국 청년(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과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1일 발표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OECD의 청년 대학졸업자 평균 실업률은 2009년 6.1%에서 2019년 5.3%로 0.8%포인트 개선됐지만 우리나라는 5.0%에서 5.7%로 0.7%포인트 악화했다. 주요 회원국들의 청년 대졸자 실업률 변화를 살펴봐도 미국(5.2%→2.4%), 일본(4.7%→2.6%), 영국(3.9%→2.4%), 독일(4.0%→2.6%), 캐나다(5.8%→4.7%), 프랑스(6.4%→5.8%) 등이 개선됐다.
또 같은 기간 청년 대졸자 실업률이 증가한 OECD 회원국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8개국뿐이었다. 우리나라는 그리스, 터키, 덴마크에 이어 증가 폭도 컸다. 이에 따라 청년 대졸자 실업률을 낮은 순서대로 집계한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2009년 14위에서 2019년 28위로 14계단 하락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청년 고등교육 이수율은 지난 10년간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청년 고등교육 이수율은 2009년 60.6%에서 2019년 69.8%로 9.2%포인트 올라 OECD 평균(8.6%포인트)을 웃돌았다.
대졸자 고용률도 OECD 평균보다 한참 못 미쳤다. 우리나라 청년 대졸자 고용률은 2009년 73.9%에서 2019년 76.4%로 2.5%포인트 올랐으나 OECD 순위는 35위에서 33위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청년 대졸자 중 구직 포기나 취업 준비 등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의미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실제로 2019년 우리나라 청년 대졸자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18.9%로, 이탈리아(23.1%), 체코(21.1%)에 이어 OECD 3위였다.
한경연은 고학력 청년실업이 심각해지는 이유를 고학력을 요구하거나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에서 찾았다. 2009~2019년 대졸자는 연평균 3.5% 늘었지만, 고학력 일자리로 분류되는 관리자와 전문가, 사무종사자 수는 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인 제조업 고용도 연평균 1.3% 늘며 대졸자 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OECD 최고지만, 이들 고용은 OECD 최하위권”이라면서 “대졸 청년실업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사회·경제적 인적자본 손실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규제 완화, 노동시장 체질 개선 등을 통해 민간의 고용 창출 여력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