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들이 여전히 중소기업 자금 공급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종투사인 증권사 8곳의 지난 6월 말 기준 신용공여 총액은 35조 원으로 자기자본(40조2,000억 원)의 87%로 집계됐다.
신용공여 유형별로는 △투자자 신용공여(신용융자 및 주식담보대출 등) 20조5,000억 원 △기업 신용공여 14조3,000억 원 △헤지펀드 신용공여 2,000억 원 순이다. 금감원은 종투사들이 기업 신용공여 대비 안전하고 높은 수익이 가능한 투자자 신용공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유형별로 보면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공여는 7조4,000억 원으로 기업 신용공여의 51.7%를 차지했다. 그러나 특수목적법인(SPC) 및 부동산(7조 1,000억 원)을 제외한 순수 중소기업 신용공여는 2,809억 원으로 총 기업 신용공여의 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신용공여(대기업+중소기업) 중 부동산 관련 금액만으로는 6조원이었다. 전체 기업 신용공여 중 41.9%에 해당했다.
증권사별 자기자본 대비 기업 신용공여액 비중은 메리츠증권(115.8%), NH투자증권(45.1%)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투자(8.2%), 삼성증권(17.3%), 미래에셋대우(22.1%)는 낮은 수준이다.
금감원은 “종투사 지정 증권사 수가 증가하고 기업 신용공여도 급증하는 등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으나 질적 측면에서는 실질적인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미미했으며 모험자본 공급 등 적극적으로 위험을 인수하는 투자은행 본연의 역할 수행도 다소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종투사들이 신용공여 확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받은 만큼 이에 상응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을 경우 이를 제한할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